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50포인트(0.14%) 내린 2520.05에 장을 마쳤다. 장중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상승과 하락을 오가던 지수는 결국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1450원 초반대로 낮아진 환율에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14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2751억원, 66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전체 지수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트럼프 취임 이후 기대감에 따라 업종별 성적은 엇갈렸다. 강세를 보인 업종은 이차전지와 전력 설비 관련 종목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5.71%, 4.06% 상승했다. 이밖에 엘앤애프(8.74%), 포스코퓨처엠(3.94%) 등의 주가도 뛰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6.07%), 에코프로머티(2.08%)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이차전지 주가를 움직인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순매도세 중에도 외국인은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식은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삼성SDI로 248억원어치를 샀고, LG에너지솔루션(179억원), 엘앤에프(12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에코프로와 LG화학, 포스코퓨처엠도 순매수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이 같은 이차전지 업종 강세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8.18%)였고, 상승률 상위 12개 종목이 모두 이차전지 관련 ETF였다.
한 시장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화하며 시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됐다"며 "다만 이차전지는 그동안의 트럼프 우려가 과도했다는 해석과 정부의 TF 소식 등 호재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은 전력설비 관련 업종을 사들였다. HD현대일렉트릭이 개인 순매수액 952억원으로 상위 2위를 차지했고, LS ELECTRIC(383억원), 산일전기(92억원), 일신전기(92억원) 등의 주식을 눈에 띄게 사들였다.
LS ELECTRIC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인공지능(AI) 개발사 xAI에 데이터센터용 부품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다른 전력설비 주는 트럼프 당선인의 데이터센터 관련 산업에 2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점과 LA 산불 재건 관련 테마주로 묶이며 개인 투자자의 기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전력 관련 주는 주력 업종이 아닌 테마주"라며 "트럼프 취임 이후 뉴욕 증시가 휴장을 하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트럼프 리스크는 대부분 선반영됐고, 이제부터는 실제 정책에 따라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뒤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며 "수혜주로 꼽히는 에너지와 함께 인공지능(AI), 로봇 관련 섹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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