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질서 도전에 한목소리 우려
野 "與지지층 결집발언이 도화선"
與 "어떤 경우에도 있어선 안될일"
野 "與지지층 결집발언이 도화선"
與 "어떤 경우에도 있어선 안될일"
극렬 지지자들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력사태를 일으킨 사태가 일어났다. 이번 사태로 86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강도높은 처벌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이날 극렬 지지자들이 일으킨 불법 폭력 시위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사상 초유의 법원 공격 사태가 발생한 배경에는 사법 시스템을 무시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극한 정쟁을 이어온 여야 의원들도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정치권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낸 긴급메시지에서 "구속영장 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의 거친 항의가 있었다"며 "불법행위는 그 어느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더 이상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제해주실 것을 시민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당은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대한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폭력행위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과 법치질서를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행위로 용납해선 안 될 중대범죄"라며 "불법 폭력행위 가담자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폭력을 선동한 자들도 발본색원해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소속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군의 입법부 침탈에 이은 폭도의 사법부 침탈이자 헌정질서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소요죄, 특수공무집행 방해 치상죄 등으로 전원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역시 "망상의 망상의 망상이 낳은 참담한 결과"라며 "선동자와 가담자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윤 대통령과 여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쏟아낸 발언들이 이번 사태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구속 전후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지난 15일 체포 당일에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영상과 함께 배포했고 17일에도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지자들에게 "서울서부지법 월담자 17명이 훈방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게 서부지법 습격의 도화선이 됐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경찰이 월담자 17명을 체포했지만 극우 시위대는 훈방될 것으로 믿고 더 대담해진 듯하다"며 "이 내용(윤 의원의 메시지)은 다른 경로로도 급속히 시위대 사이에 공유됐고 이후 습격, 폭동의 도화선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의원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사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18일 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학생 등 청년 17명에 대한 도움에 답을 한 것이지, 그 이후 발생한 기물파손과 침입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다만 타협과 협치가 사라진 정치 문화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2대 국회에서는 "입 닫으라", "뭐", "어디서 반말이야", "쳐봐" 등 상대를 깎아내리고 분노를 자극하는 발언들이 여야 구분 없이 터져 나왔다.
이 의원은 "윤 의원도 본인의 발언이 폭력사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본인의 언급이나 행동이 면책을 해줄 수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서 폭력사태를 일으켰다면 윤 의원도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엄중하게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체포된 지지자들에겐 형법상 건조물 침입과 공용물건손상죄가 공통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물침입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공용물건손상범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경찰과 법원 직원을 위협한 만큼 공무집행방해(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나 특수공무집행방해(공무집행방해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를 한 경우'를 규정한 형법상 소요 혐의도 거론된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꾸려 엄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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