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6~1.7%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1.9%보다 약 0.2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한은은 다음달 25일 수정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이례적으로 잠정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 2기 출범, 탄핵 정국 장기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음을 낸 것이다. 한은 조사국은 20일 블로그에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은 경기평가'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 진단했다.
조사국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영향에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올해 2분기부터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하반기 들어 경제심리가 회복될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만약 현재의 경제 상황이 지속된다면 성장률 전망치를 더 끌어 내릴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6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대로다.
한은은 올해 정부 예산안이 감액 처리돼 성장률을 0.06%p 끌어내리겠지만,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 등 경기 부양책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여·야·정 합의를 통한 추가경정(추경) 예산 등을 주문했다.
한은은 다음 달 25일 발표 예정인 수정 경제전망이 1월 예상보다 낮아질지 높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시기와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방향 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