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행정명령 100건 발동 '바이든 지우기'
관세 무기화… 보편관세 부과땐 세계경제 충격
한반도 영향권… 韓패싱 北과 '핵 스몰딜' 우려
영토확장 공세 경제강압·무력非배제까지 거론
관세 무기화… 보편관세 부과땐 세계경제 충격
한반도 영향권… 韓패싱 北과 '핵 스몰딜' 우려
영토확장 공세 경제강압·무력非배제까지 거론
![[기획] 美최우선주의 `트럼프 폭풍`분다… 국제 안보·통상질서 급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2102100369058001[1].jpg "[기획] 美최우선주의 `트럼프 폭풍`분다… 국제 안보·통상질서 급변")
트럼프 2기, 더 독해진 MAGA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미국이 직면한 모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인 속도와 힘으로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때보다 더 독해진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가치보다는 이익을 앞세운 '트럼피즘'(트럼프주의)에 따라 글로벌 안보와 세계무역 질서는 대변혁의 시기를 맞게 됐다. '돈로(Donro) 독트린'으로 불리는 신(新)식민주의는 최근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의 합병 발언 등에서 드러났듯 전 세계를 초긴장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돈로 독트린'은 외교적 고립주의를 채택한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의 합성어다.
![[기획] 美최우선주의 `트럼프 폭풍`분다… 국제 안보·통상질서 급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2102100369058001[2].jpg "[기획] 美최우선주의 `트럼프 폭풍`분다… 국제 안보·통상질서 급변")
◇바이든 정책 지우기 속도전…삼성·SK하이닉스·현대차 등 악영향 우려
트럼프는 취임과 함께 불법 입국 차단과 에너지 산업 부흥 등의 공약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는 "기나긴 4년간 미국의 쇠락은 막을 내릴 것이며, 우리는 미국의 힘과 번영, 품위와 긍지를 영원히 다시 가져오는 새로운 날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워싱턴의 실패하고 부패한 정치 기득권과 행정부의 군림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을 저지하고 우리의 부를 되찾으며 우리 발아래에 있는 액체 금(석유)을 해제하겠다. 우리 도시에 법과 질서를 회복하고, 우리 학교에 애국심을 다시 고취하고, 우리 군대와 정부에서 극좌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이념을 퇴출하겠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급진적이고 어리석은 행정명령은 취임 선서 후 수 시간 내로 전부 폐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정부와 민간 영역을 실력주의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과 인플레이션, 물가를 낮추고 임금은 올리며 수천개의 공장을 공장들이 있어야 할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관세와 똑똑한 정책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취임 첫날 폐기할 계획이다. 연방 정부에 전기차 의무화 정책은 없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의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 폐지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여기에다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투자에 대한 지원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조업 유치 전략과 마찬가지로 해외 생산에 대해 관세를 매기면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게 트럼프의 논리다. 만약 전기차 및 반도체 지원 등의 정책이 바뀔 경우 현대차·기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바이든 정부에서 막대한 대미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취임 첫날 100여개 '무더기 행정명령'으로 국정 드라이브
대선 과정서 "취임 당일 하루는 독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트럼프는 취임과 함께 경제, 통상, 이민, 에너지, 대외정책 등에 대한 100여건의 '무더기 행정명령'을 통해 국정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출생 시민권 제도 폐기, 석유 시추 등 에너지 개발 허용 등의 정책도 취임 즉시 시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대외적으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즉각적인 고율 관세 부과 시행 여부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에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모든 나라에 10% 내지 20%의 기본관세, 중국에 대한 60%의 추가 관세 등도 공약했다. 나아가 관세 부과를 통해 제조업체들이 미국에서 물건을 만들 수밖에 없도록 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대규모로 유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트럼프가 법적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무역법이 아니라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라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속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캐나다, 멕시코 등은 이미 보복관세 방침을 세운 상태로 트럼프가 실제 관세 부과에 나선다면 글로벌 통상 전쟁의 서막을 열면서 국제 무역 질서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세계은행(WB)은 지난 16일 미국의 10%의 보편관세 부과로 인해 통상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7%에서 2.4%로 0.3%포인트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북 '핵 스몰딜' 가능성… 우크라이나 전쟁 끝낸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 불안하게 개시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대응 방식도 국제적 관심사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속히 회동해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과 관련, 트럼프 측에선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전부 수복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언급이 나온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 포기 등이 포함된 협상이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문제를 포함한 종전의 방향은 향후 유럽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동맹 관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종료될 경우 중국의 대만 침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대응해왔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복잡하게 하는 요인으로 '북한의 참전'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 트럼프 2기 정부 내에서 북한 문제가 부상할 가능성이 있고, 조기에 미북간 대화나 정상간 외교로 발전할 수도 있다. 한국을 패싱한채 미북 간 '핵 스몰딜'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수차 강조해왔으며 특히 "핵무기를 가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내는 것이 좋다"는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기도 해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핵 해법이 주목된다. 트럼프는 한국에 대해서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다시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 반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및 캐나다 미국 편입 방침을 밝혔다. 그 방법으로 경제적 강압은 물론 무력 사용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실제 현실이 될 경우 엄청난 국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트럼프의 구상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공화당이 의회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는 못해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입법·예산 패키지의 처리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다 트럼프 당선인 공약대로 관세 부과 드라이브가 이뤄질 경우 경제 핵심 과제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대외적으로 미국의 힘을 투사하면서도 직접적으로 미국이 개입하는 상황을 피하는 대외 정책 기조의 균형점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는 "트럼프 1기 때보다 세계가 더 복잡해지고 위험해진 상황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모순적이고 서로 어긋나는 목표를 추구하는 데서 오는 파열과 혼란이 가장 즉각적인 위험"이라고 전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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