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변호인단 통해 집결 메시지
유튜버, 폭력사태에 동참 유도
전문가, 지지자 선동 원인 지목
탄핵으로 사회적 양극화 확대
유튜버, 폭력사태에 동참 유도
전문가, 지지자 선동 원인 지목
탄핵으로 사회적 양극화 확대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발생한 '서부지법 폭동사태'와 관련해 극단적인 정치풍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사법시스템을 무시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 선동을 꼽았다. 현장에서 나타난 군중심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2021년 1월 6일 미국에서 발생한 '의회 의사당 폭동' 사태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윤 대통령의 책임론을 가장 크게 거론했다.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지지자들의 집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한 바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도자가 없는 단순 폭도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전광훈 목사의 선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설 교수는 "법원에 난입한 시위대 역시 법을 준수한다기 보다 자신들의 행동이 올바르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일으킨 것"이라며 "한국의 법치주의와 공권력에 대해 전면적인 거부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은 '애국 시민'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화합보다 분열을 촉구하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지지자 심리에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근본적인 영향은 거듭된 탄핵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로 볼 수 있다"며 "양극화는 상대에 대한 불신과 증오만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현장에서 발현된 군중심리도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옆에서 같은 편이고 여기는 사람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면 이성적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며 "이런 점들이 본인의 행동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윤 대통령이 사법체계를 부정하고 수용을 하지 않는 데 있다"며 "여기에 전광훈 목사가 시위대들의 행동을 '국민 저항권'이라 규정했는데 군중심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반대로 윤 대통령이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 '국민들은 생업에 매진해야 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이 적었다"고 부연했다.
이번 사태가 4년전 미국에서 발생한 의사당 폭동 사태와 유사하다는 말도 나온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에 불복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대를 오히려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또 공통적으로 유튜브가 이번 사태의 과격성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들은 폭력사태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지지자들의 동참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일부 유튜버는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유튜버들이 구독자 증가와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풍토도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일어나는 과격한 행동을 그대로 내보내면서 자극적인 언사를 내보낸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전날 서부지검에 6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순차적으로 신청하고 있으며, 이 중 5명은 이날 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고 밝혔다. 46명은 서부지법 내부에 침입한 혐의, 10명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을 막으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 10명은 서부지법 담을 넘거나 경찰관을 폭행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을 받는다.현행범으로 체포된 90명은 1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으며, 20·30대가 51%(46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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