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출석 조사 요청도 거부
초유의 '강제구인' 가능성 대두
검찰에 사건 '조기 송부' 가능성
尹, 오늘·23일 변론 유인은 높아
초유의 '강제구인' 가능성 대두
검찰에 사건 '조기 송부' 가능성
尹, 오늘·23일 변론 유인은 높아
12·3 비상계엄 내란수괴 등 혐의로 체포·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한 조사에 '무시'를 이어가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해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20일 오전 중 공수처의 네번째 출석 조사 요청을 거부한 가운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초유의 체포영장·구속영장 발부에 이은 '강제구인' 가능성까지 대두된 상황이다. 공수처는 오후 4시20분쯤 윤 대통령이 수용돼 있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검사 1명과 수사관 3명 등을 파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수처에 의해 체포된 뒤 10시간40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16·17·19·20일자 출석 요청에 불응했다.
공수처 측은 구치소 방문에 앞서 "(지난 19일 대통령) 구속 이후 두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불응했다"며 "현재 상황에선 강제구인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옥중 조사'를 배제하지 않았지만 "대면조사가 시급"하단 취지다. 강제구인은 피의자 등이 수사기관 불출석 등 비협조적일 때 강제력으로 출석을 요구하는 형사소송법상 절차다. 다만 피의자 진술 자체를 강제할 권한까진 없단 게 중론이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구인 집행을 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긴 하다"면서도 "끝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조사 자체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전날 윤 대통령의 변호인 외 접견권도 제한했지만 조사를 진전시킬 '뾰족수'가 없는 가운데, 검찰로 사건을 조기 송부할 필요가 있단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당초 공수처와 검찰은 내란 피의자 조사 기간을 열흘씩 나누기로 협의했지만 검찰 송부를 앞당겨 보강수사한 뒤 기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검찰청은 이날 공수처에 윤 대통령 사건 송부 문제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윤 대통령 1차 구속 기한은 이달 28일이며, 법원에 연장이 허가되면 다음달 7일까지로 열흘 늘어난다.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려면 공수처가 기소권이 있는 검찰로 사건을 송부해야만 한다.
윤 대통령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 카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체포적부심이 기각된 점, 계엄 핵심 종사자들이 모두 구속된 점 등이 한계로 거론된다. 대통령이 공수처엔 입을 닫았지만 헌재가 맡은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여론에 호소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21일과 23일로 3·4차 변론이 예정된 가운데 이날 취재진에게 "(대통령이) 곧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3일 변론기일엔 내란 핵심피의자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 출석하는 만큼 윤 대통령이 동반 출석해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했다'고 입을 모을 유인이 크다. 장외 여론전에 호소해온 윤 대통령 측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지지자들의 폭동 사건에도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달라"며 집회 중단 등을 거론하지 않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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