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행 "추가 재정투입 의견, 지자체·경제계 등 현장서 제기"
논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처음으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시사하면서 드라이브가 걸렸다. 다만 여·야·정부의 국정협의체 가동이 된다면 국회와 정부가 추경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최 대행의 추경 언급에 따라 국회에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권한대행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려운 민생 지원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정치권뿐만 아니라, 지자체, 경제계 등 일선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행은 "국회·정부 국정협의회'가 조속히 가동되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는 재정의 기본 원칙하에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 간 논의를 할 경우 올해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행이 추경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는 '추경'보다 '신속 집행'에 무게를 뒀다. 기재부는 중앙 67%, 지방 60.5% 내외로 상반기 신속 집행으로 내수 등 경기 회복에 가속화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심리 위축으로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되고,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회복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선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총재는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외에도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규모는 15조~20조원가량으로 성장률이 떨어진 것을 보완하는 정도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추경 편성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간 민생회복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시점과 규모에 대해서는 입장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조원 규모로 지역화폐와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 등에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예산의 67%인 398조원을 상반기에 조기 투입한 후, 효과를 지켜본 뒤 추경의 필요성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경 논의에 대한 불씨가 커지면서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추경을 위해 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국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국채발행 증가는 자금이 줄어 이자율이 오를 수 있다. 아울러 국가채무비율이 상승하면 자칫 신용평가사에서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내수 회복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을 하더라도 경제 상황, 재정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신용평가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깎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기를 살리는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추경 편성은 GDP 1% 수준으로 편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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