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본격 집권…美우선주의 시대 개막
산업장관 무역협회에 '싱크탱크' 역할 요청
고꾸라지는 수출…반도체 외 '전 품목 감소'
통상본부장 다보스포럼 참석…통상공조 전개
'미국 우선주의 시대 2.0'을 선포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수출·무역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분주하다. 경제성장을 사실상 수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은 만큼, 우상향 모멘텀 유지에 주력하면서 2월 중 '수출비상대책'을 마련·발표할 예정이다.
21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미국 신정부 출범 직후 첫 행보로 무역협회를 찾아 윤진식 무역협회장을 만났다. 트럼프 2기 출범 등 대외 무역통상환경 변화에 민관합동 원팀 대응체계를 구축·강화를 위해서다.
안 장관은 "작년 한 해 녹록지 않은 대내외 수출 여건에도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두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의 굳건함을 보여 줬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던 저력은 바로 '수출원팀 코리아'"라고 강조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수출은 쪼그라들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5.1%가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1.4% 증가했으나, 무역수지 적자는 작년보다 10억 달러가량 높은 38억 달러 적자를 보였다.
수출은 당장 1월부터 고꾸라질 전망이다. 앞당겨진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조업일수를 고려해도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는 적지 않다.
이달 20일까지 수출 현황을 보면, 반도체(19.2%)를 제외하고 승용차(-7.3%), 철강제품(-3.2%), 석유제품(-29.9%), 선박(-16.2%), 자동차부품(-10.1%), 무선통신기기(-18.8%), 정밀기기(-13.3%), 컴퓨터주변기기(-10.5%), 가전제품(-5.5%) 등 모든 품목에서 감소했다. 국가별로도 수출 상위 3개국인 중국(-4.9%), 미국(-9.6%), 유럽연합(-4.0%)에서 모두 수출이 줄었다.
정부는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2월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무역협회에 '싱크탱크' 역할을 요청했다.
그는 협회에 "미국 신정부 출범에 맞춰 정부와 한 팀으로 우리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협회가 가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달라"며 "주요국의 해외수입규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협회의 통상법무 지원 기능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2025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주요국 통상장관을 대상으로 글로벌 통상공조 활동을 전개한다. '지능화 시대를 위한 협업'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60여명의 각국 정상을 포함한 350명 이상의 정부 지도자, 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 수장,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참석해 무역·투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포럼에서 EU, 영국, 프랑스, 일본, 필리핀, 아세안, 사우디, 걸프협력회의 등 10개 이상 주요국의 통상장관 등 각료들과 릴레이 양자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고 있음을 글로벌 각국에 전파할 예정이다.
세종=이민우기자 mw38@dt.co.kr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한국무역협회 중회의실에서 '미국 신 행정부 출범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