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1일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자국 산업 보호주의 강화, 글로벌 공급방 재편 기조 심화, 고환율 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위기감을 준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회장은 "올해는 도전과 불확실성의 시기"라면서 "2기 트럼프 정부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정부 정책이 제약·바이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약·바이오와 관련된 정책이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제약·바이오 산업분야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여건과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데, 투자 분위기가 매우 어려워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와 노력들이 꺼지지 않도록 산업계와 정부가 협력해서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면 우리나라는 중국 중심의 원료의약품 수입 기조를 바꿔야 할 수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원료의약품의 80%를 중국과 인도로부터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공급망 개편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 집권으로 원료 의약품의 공급망 문제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과 비교해 미국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미국 정부가 직접적인 약가 통제 대신 바이오시밀러 사용 촉진 등을 통해 경쟁을 강화하는 간접적 약가 인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국내 약값 정책에 관해서는 "약값을 책정할 때는 각국의 보건·의료체계 등 제도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살피지 않고 해외 약값과의 단순한 비교를 통해 가격을 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고 기술수출 계약은 9조원을 달성했다. 올해 협회는 신약개발을 위한 혁신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산학연병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벤처간 기술거래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AI신약융합연구원' 기능을 강화하고 R&D와 제조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 의약품) 신약 창출을 위해 기업 R&D 비중을 2023년 기준 12.5%에서 올해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필수의약품 적기 공급률 100%, 원료 및 필수 예방백신 자급률은 50%까지 끌어올리는 등 의약품 제조·품질 혁신과 함께 안정적인 공급 체계 확보에 나선다고 했다.
노 회장은 "올해는 협회가 창립 80주년을 맞는 해"라면서 "제조 역량 고도화와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체계 구축, 윤리경영 확립과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100년 도약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이 2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협회 운영 방향과 주요 추진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