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영상콘텐츠산업 관계자들이 21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한 목소리로 하소연을 했다. 최근 제작비 상승에 따른 콘텐츠 제작·투자 시장의 경색으로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이날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직무대행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송병준 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과 김태용 방송영상제작사협회 회장, 박준서 에스엘엘(SLL) 제작부문 대표 등 방송영상콘텐츠산업 제작사, 연기자 등 관련 협회·기업 관계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을 만나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현안을 논의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보호 차원에서 제작사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이고 제작 기회를 늘리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토종 OTT 사업자들도 세계 경쟁 심화와 제작비 상승이 제작사뿐만 아니라 플랫폼에도 큰 위기임을 호소하며 동반 성장을 위한 산업지원 정책을 요청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치열한 세계 경쟁의 무대에 선 콘텐츠 제작사와 토종 플랫폼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 가장 먼저, 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도록 콘텐츠미디어 분야 펀드, 문화산업보증·이차보전, 저금리 융자 등 1조원 대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약 700억원 규모의 제작지원금을 조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에 총 698억원, 기획개발에 76억원, 방송 및 OTT 콘텐츠 제작·후반작업에 608억원, 국제공동제작에 14억원 등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콘텐츠미디어 분야의 산업 변화에 맞춘 정책 수립을 건의했다. 이유승 왓챠 콘텐츠 그룹장 등은 짧은 영상(숏폼) 등 시장 변화에 맞춘 새로운 콘텐츠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정준호 방송연기자협회 이사장은 제작비 상승에 따른 제작 위축은 다수의 배우에게도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며, 제작 활성화와 함께 다양한 배우가 기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산업의 변화 동향에 맞춘 정책 수립을 이미 고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튜브, 숏폼 등 뉴미디어 영상콘텐츠를 포괄하는 진흥 법률 제정 등 변화하는 콘텐츠·미디어 환경에 맞춘 정책 추진을 이어가겠다"며 "또한 단막극 등 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신인 작가, 감독, 배우들의 성장 발판을 만들고, 숏폼 등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지원도 올해부터 즉시 반영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제도 개선에 관한 건의도 이어졌다. 현장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등급 분류와 방송 분야 광고규제 등 미디어콘텐츠 분야에 대한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장관은 "등급 분류를 포함해 규제개선 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세계 경쟁 환경에서 우리 콘텐츠 제작사와 토종 OTT가 함께 해외로 나가고 동반 성장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21일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직무대행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방송영상콘텐츠 업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