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대해 "어떻게 정치가 또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앞으로 나라의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20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가 몸 담고 있고 우리나라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인 국민의힘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옳고 그름을 가지고 입장을 분명히 정리를 해 나가면서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는 그런 정치를 하고 있느냐, 전혀 아닌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선동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국민의힘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지금 어떻게 보면 점점 극우화돼 가고 있다"며 "전광훈 목사 쪽 집회에 나가고 윤상현 의원도 거기 가서 절을 하고 김민전 의원은 무슨 백골단이고 이건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지금의 일시적인 여론조사 숫자나 윤석열 대통령의 버티기 전략, 극우적인 시위대의 폭력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어줘야 된다고 생각하다"며 "그런데 당 안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상당히 소수 같다"고 평가했다.
그에 대한 이유를 묻자 유 전 의원은 "세력화될 가능성도 있고 어떻게 보면 자기의 정치적인 장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예컨대 다음 대선에 대해 속으로 '정권 뺏겨도 좋다. 나는 당의 권력만 쥐고 있으면 된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을 들고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부정선거론은 지금은 윤 대통령이나 황교안 전 총리, 국민의힘 중에서도 일부 의원이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그 뿌리가 아주 오래됐다"며 민주당과 진보 진영 역시 최근까지 이를 언급해온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1987년 헌법이 통과된 후에도 2002년 대선 직후에도 그런 게(부정선거 논란) 있었고, 2012년에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이겼을 때도 좌파 진영에서 부정선거론을 제기했다"며 "김어준 유튜버가 영화까지 만들어 음모를 제기하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도 '3.15 부정선거보다 더한 부정선거다'라는 말을 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하고 조금만 이상한 게 있으면 부정선거라고 그러는데 음모론이 심각하다"며 "선관위가 서버, 과거 데이터 등 모든 자료를 다 갖고 있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팩트와 증거를 가지고 이 부정선거론에 적극 대응해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