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대통령을 포함해 주요 인물들이 모두 구속된 상태"라며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 직후 공수처에서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명했고 또다시 구인을 한다 하더라도 진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구인을 해도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수사의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결국 대통령 망신주기에 불과한 것"이라며 "특히 대통령의 탄핵 심판 출석이 예정된 상황에서 공수처의 강제 구인으로 출석하지 못하게 된다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심판 선고가 오는 23일 열리는 점도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단 3일만 근무한 방통위원장의 탄핵 심판이 장장 172일이나 걸려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 위원장 탄핵은 당연히 기각돼야 하지만 172일 동안 방통위를 마비시킨 것만으로도 더불어민주당은 전략적 목적을 이룬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애초에 이재명 세력이 줄탄핵을 남발한 목적은 장기간의 직무 정지를 통한 국정 마비였기 때문"이라며 "헌법재판소는 여기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아 국정 혼란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고 열을 올렸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는 여전히 불공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 탄핵은 두 번의 준비 기일을 모두 마치고 벌써 세 번째 변론 기일인데 그보다 이틀 전에 탄핵이 가결된 법무부 장관과 경찰청장은 아직 준비 기일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왜 이렇게 불공정하냐"며 "헌재가 대통령 변호인단에는 증거 자료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얼마나 닦달했냐"고 따졌다.
권 원내대표는 "확인한 결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측은 두 번에 걸쳐 신속 재판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헌재는 이를 무시하고 국회 측에 법무부 장관 탄핵 입증 계획서 제출 기간을 무려 2주씩이나 줬다"며 "그런데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최종 제출 기한인 어제까지도 입증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헌재와 민주당의 짬짜미식 고의 지연 전술"이라고 분노했다.
권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의 줄탄핵은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거론된 만큼 대통령 탄핵 결정 이전에 민주당의 탄핵소추 독재에 대한 판단을 먼저 내려야 대통령 탄핵 심판의 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헌재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10건의 탄핵소추를 동시에 진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이의 의구심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행이 이 대표와 과거 연수원 시절 동기로서 노동법학회를 함께하며 호형호제하는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법조계에 파다한 이야기"라며 "문 대행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대통령이 이종석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지명하려고 민주당과 협의해 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의 친구라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그런데 문 대행이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이자 대통령에 대한 실질적 탄핵소추인인 이 대표의 절친이라면 헌재소장 대행으로서 탄핵 심판을 다룰 자격이 과연 있겠냐"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행은 사석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오는 게 이상했다고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문 대행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탄핵 심판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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