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판매 위탁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별도의 평가 기준으로 관리하고,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한 보험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반면, 평가 등급이 저조할 경우에는 추가 자본 적립 등으로 조치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전날(21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 6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보험 판매 채널 책임성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보험사가 상품 제조와 자산운용을, 상품 판매는 GA가 담당하는 제판분리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GA가 최대 판매 채널로 성장한 가운데, 외적 성장세에 비해 내부통제 수준이 미흡하고 고질적인 불완전판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위는 "GA 제재 강화 등 규제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현행 규제는 과거 영세한 보험대리점에 맞는 규제 체계로, 제재를 무력화하는 우회통로가 있거나 선량한 설계사들까지 피해를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보험사가 GA 판매 위탁 위험을 경영상 주요 위험으로 인식하고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보험사가 국제보험감독자협회(IAIS)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자체 GA 선정·평가 기준을 마련해 판매 위탁 GA를 관리하도록 한다. 보험사는 해당 기준에 맞춰 GA에 대한 위탁 업무를 매년 점검·평가하며, 평가 등급이 저조한 GA에 대해선 보험사가 판매 위탁 위험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위탁 위험 점검 결과도 의무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보험사의 판매 위탁 GA에 대한 리스크 관리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GA 운영 위험' 평가 제도도 도입한다. 보험사가 위탁한 GA의 보험 계약 유지율 및 불완전판매 비율과 보험사의 수수료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평과 결과는 1~5등급으로 평가 결과가 저조한 보험사에 대해선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요구자본 증액 등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한다. 대형 GA의 내부통제실태 평가 등 기존 GA 평가 제도와 연계해, 우수·양호 등급을 받은 GA와의 위탁 계약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GA 자체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는 방안도 시행한다. GA 본점이 지점의 수수료, 불건전 영업 행위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내부통체 체계를 구축하도록 한다. 내부통제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위반사항 발생 시 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효율적 내부통제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GA 규모에 따라 준법감시 지원 조직의 최저 인원수를 도입할 예정이다. GA 영업보증금 최저 한도를 신설해 최고 한도는 현행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인한 배상책임 발생 시 GA에 대한 보험사의 구상권 행사를 강화하는 등 배상책임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또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는 '대체 과징금' 제도를 도입한다. GA 업무정지 조치가 이뤄질 경우 위법 행위를 하지 않은 선량한 설계사들까지 영업이 금지돼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밖에 보험중개사에 관한 규제도 강화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GA에 준하는 책임성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 연간 중개수임 200억원 이상인 대형 법인보험중개사에 대해선 경영 현황 관련 금융감독원 정기보고서 신설 등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금융당국은 법규 개정 없이 추진 가능한 과제는 조속히 실행하고, 관련 법령과 감독규정 개정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해약은 보험산업 전체의 불신으로 돌아온다며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 강화와 내부통제 구축을 통해 소비자가 최우선되는 판매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