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참석한 21일 경찰은 헌법재판소 인근 경계를 강화했다. 지난 19일 새벽 '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경찰 책임론'이 나오면서 경계 수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모습이다.
경찰은 이날 헌법재판소에 기동대 64개 중대, 4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헌재를 둘러싼 담벼락을 중심으로 차벽이 세워졌다. 차벽을 세우기 힘든 곳에는 기동대를 배치했다.정문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신체보호복도 배치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시 즉시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헌재 경내 경비도 강화됐다. 취재진 등 외부인이 출입할 시 보안 검색을 더 철저하게 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헌재 100m 이내에서는 집회가 금지되지만 서부지법 사태가 발생한 만큼 불상사를 막기 위해 통행을 제한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경찰이 서부지법 사태 당시 대응을 적절하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낮부터 탄핵 반대 시위를 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지지자 1000여명은 헌재로 향하는 안국역 2번 출구에서의 집회가 막히자 5번 출구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탄핵 무효" "불법 침탈"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삼일대로를 행진했다.
윤 대통령이 오후 1시 10분경 헌재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는 "대통령 오셨다"고 환호했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 충돌도 발생했다. 통제된 안국역 2번과 3번 출구 방향으로 시위대가 진입하자 경찰은 5번 출구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시위대는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항의했다. 경찰은 여러 차례 경고 방송을 했지만 시위대는 물러나지 않았다. 이 무렵 여성 1명은 경찰을 폭행해 체포되기도 했다.
탄핵 찬성 시위자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도 마찰이 생겼다. 탄핵을 찬성하는 한 유튜버가 확성기를 통해 윤 대통령 비난에 나서자 일부 지지자들은 유튜버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과열되는 상황에 일부 보수 유튜버는 "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모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평화 집회를 당부하기도 했다.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이 열리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