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무게별 가입액 차등화
입원 후 통원까지 보장영역 확대
메리츠, 간편심사형으로 차별화
입원 후 통원까지 보장영역 확대
메리츠, 간편심사형으로 차별화
DB손해보험이 주력 상품인 운전자보험을 넘어 반려동물보험(펫보험)에 대해 처음으로 독점 판매권 확보에 나섰다. 수익 상품 다변화를 추진하며, 펫보험 시장 강자인 메리츠화재를 꺾기 위한 본격적인 보장 차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이달 초 손해보험협회에 '반려동물위탁비용' 관련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후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배타적사용권은 일종의 보험 상품 특허권으로 최대 1년간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그동안 운전자보험 상품 보장 차별화에 나섰던 가운데, 최종 승인받을 경우 새로운 펫보험 담보를 처음으로 독점 판매하게 된다.
이번에 신청한 건은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용을 실손 보장하는 담보와 함께 반려인이 입·통원해 발생하는 반려동물 위탁비용을 무게별로 보장금액을 차등화한 급부 방식 등이다. 다만, 프리미엄 위탁 및 반려인 통원에 대한 도덕적해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 발생하는 시설 및 서비스 비용에 대해선 보장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반려인이 상해나 질병으로 입·통원 시 25kg 미만인 소형·중형견의 보상 한도는 5만원으로, 25kg 이상인 골든리트리버 등 대형견의 경우 7만원으로 한다. 보험료는 각 견종별 무게에 맞춘 합리적인 보험료 수준으로 책정해, 소형견의 경우 저렴한 보험료로 맞춤 보장한다.
DB손보 측은 "업계 최초로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위탁비용 보장 공백을 해소하고, 반려동물 양육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신담보를 개발했다"며 "실제 반려동물 위탁관리업체 산출 방식에 맞춰 펫보험 상품 최초로 반려동물 무게별 가입금액도 차등화해 견종별 가입금액을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업계 반려동물 위탁비용이 입원에 한해 보장한다는 점에서, 입원 후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통원 치료까지 보장 영역을 확대한 점을 강조한다.
새해 들어 DB손보가 펫보험에 드라이브를 거는 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에 포함된 신사업 추진 내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종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신규 사업 조기 가시화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펫보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펫보험은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해 플랫폼 구축으로 차별화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 미래 먹거리로 펫보험이 부각되면서 DB손보는 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펫보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건 메리츠화재로 50% 넘게 보유계약 건을 확보하고 있다.
펫보험 상품인 '펫퍼민트'를 지난 2018년 발 빠르게 출시하며 보장 확대와 함께 보험금 자동 청구 시스템 등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양육 인구 수가 1500만명을 웃도는 가운데 여전히 가입률은 1%대로 저조한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역시 올해도 펫보험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보장 영역을 확대했다. 기존 질병 등 치료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 상품을 업계 처음으로 내놨다. 앞서 지난 2012년 유병자를 위한 간편심사 상품을 출시한 지 13년 만에 펫보험에도 유병력 간편심사형을 선보이며 반려인들의 관심을 높인 것이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각각 한국동물병원협회 및 서울시수의사회, 대한수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최근 DB손보는 대한수의사회와 공동 개발해 개물림 등 반려동물 사고를 보장하는 보험도 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서 펫산업 육성을 주요 국정 과제에 포함하며 새롭게 펫보험 시장에 뛰어든 곳이 나올 정도로 선점 경쟁이 치열했다"면서도 "진료수가 표준화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 활성화가 힘든 만큼, 탄핵 정국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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