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파산·해고 증가 분위기
NVH코리아, 3~4곳 폐업 절차
인력감축, 노사 갈등 번지기도
NVH코리아, 3~4곳 폐업 절차
인력감축, 노사 갈등 번지기도
전기차 캐즘에 국내 전기차·배터리 부품업체들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대기업이 '기침'을 하면 하청업체들은 '골병'이 드는 양상이다.
모든 신사업은 일정 수준 성장 정체 단계에 진입하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그러나 트럼프 2.0 정부 출범와 맞물린 글로벌 전기차 보조금 폐지·축소 조짐, '캐즘'(일시적 성장정체) 장기화 등 여러 대내외 악재로 인한 파산과 해고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NVH코리아는 최근 3~4곳의 사내 소규모 하청업체들의 폐업 절차를 진행했다. NVH코리아는 배터리 셀 등을 모듈로 조립하고 이를 다시 팩 형태로 구성하는 패킹작업의 용역을 맡고 있다. 이 배터리 팩은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 등에 탑재된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글로벌 시장 목표를 전년(744만3000대)보다 적은 739만여대로 설정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패킹 작업은 굉장히 단순한 작업이고, 하청업체들의 임금 수준을 볼 때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인 것 같다"며 "수요가 줄면 완성차업체들은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고, 1차 협력사들도 공급물량이 감소하니 그 아래 단계에 단순공정을 담당하는 하청이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인력 감축의 파장이 노사 갈등으로 발생한 사례도 있다. 현대위아에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는 동서페더럴모굴은 지난해 사내 질서 위반으로 기존 도급 계약직 34명을 해고했다. 이 중 26명 도급계약직원들은 노동부에 고소고발을 진행해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상태다.
당초 동서페더럴모굴은 사내 질서 위반을 해고 사요로 내세웠지만 현재 전기차 캐즘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기소 결정이 내려질 경우 직접고용 시정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 전문 컨설팅업체 아인스의 이항구 연구위원은 "사내 하청이 계속 지속되는 이유는 낮은 수익률에서 원가 절감을 해야 하니 사내 하청을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일시적 수요 둔화는 신산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항상 발생하고 자율적으로 자립할 능력이 없고 단순 조립, 생산만 하는 하청을 포함해 1·2차 협력업체까지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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