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3144억, 60.6%↓
"올해는 수익성 개선 주력"
현대차그룹 중 나홀로 갈등
현대제철이 건설시황 부진과 중국 등에서 나오는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 영향으로 실적 한파를 겪고 있다. 이 와중에 노조는 현대자동차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해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조2261억원, 영업이익 3144억원, 당기순이익 1232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60.6%, 72.2%의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은 건설시황 부진과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9%p 감소한 78.7%로 줄이는 등 재무구조 건전화 노력이 돋보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도 철강시황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부가 판재 제품의 안정적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봉형강 사업경쟁력을 강화해 올해는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고부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고강도·고성형 3세대 강판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 강판 공급능력을 향상시키겠단 목표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럽 영업실을 신설해 현지 판매 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미국 조지아, 인도 푸네 SSC 건설로 자동차강판 공급 해외 인프라를 확대하며 글로벌 성장 시장 투자도 지속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올해도 철강시황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현대제철은 저금리 기조와 중국 등의 저가공세에 대한 반덤핑 대응 등에 따라 불공정 무역 해소와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이날 진행된 경영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1707만톤 대비 5.5% 증가한 1801만톤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생산과 재고 최적화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수익성 우려 등을 이유로 길어지는 노사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해를 넘겨서도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한 곳은 현대제철 뿐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일부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제철 공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노조의 파업에 따라 인천·포항·순천공장의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인천·포항 공장은 이날 오전 7시까지 가동이 중단됐으며, 순천 공장은 23일까지 총 16시간 가동을 멈춘다. 또 당진 공장 냉연 생산라인도 24시간 동안 생산이 중단됐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사측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조는 △호봉 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철강업 불황으로 공장 가동률이 감소한 상태에서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