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불황에 '지출 줄이겠다' 32%
받고 싶은 선물 ‘현금·상품권’
설선물 구입예산 ‘20~29만원’ 가장 많아
국내 정치불안, 경기불황, 고물가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갑 사정이 더욱 얇아진 가운데, 올해 설 명절은 가성비 위주의 실용적인 소비를 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소비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1.6%가 '작년보다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답변은 22.0%에 그쳤다. '변동 없음'은 46.4%였다.
지출을 줄이는 이유로는 '지속되는 고물가'(58.9%)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기 불황 지속'(36.7%), '가계부채 증가'(31.0%)가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소득감소 29.1%, 세금 등 부담 증가 26.6%, 고용사정 악화 10.1% 순이었다(복수응답).
특히 소비자들은 설 선물 구입의 기준으로 '가성비'(68.2%)를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꼽았다. '받는사람 취향' (33.1%), '건강관련'(31.1%) '고급스러움(22.0%)','디자인(9.5%)'등 주관적인 요소는 비교적 비중이 낮게 나타나, 올 설 명절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실속 있는 상품이 인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복수응답).
설에 받고 싶은 선물과 주고 싶은 선물 간 온도 차도 있다. 설 연휴에는 61.0%가 지인이나 친척에게 선물을 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설 명절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현금·상품권'(4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육'(32.8%)과 '과일·농산물'(31.5%),'수산물'(12.5%),'건강식품(11.8%)','주류'(8.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물할 것으로 답한 선물 1위는 '과일·농산물'(48.5%)이었다. '정육'(29.2%)과 '건강식품'(21.6%)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받고 싶은 선물로 꼽혔던 '현금·상품권'은 19.0%에 그쳤다.
선물 구입을 위해 사용하는 예산으로는 '20~29만원'(24.9%)이 가장 많았다. '10만원 이하'(23.0%), '11~19만원'(19.7%)이 뒤를 이었다. 30만원 이상은 32.5%였다.
현재 계획 중인 선물의 가격대는 개당 '3~5만원'(52.1%)이 가장 많았고 '6~9만원' (21.3%), '10만원대'(13.4%) 등이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20만원 이상'은 3.9%로 비중이 낮았다.
설 선물의 개수는 '3~4개'(45.9%)가 가장 많았고 '1~2개'는 36.7%, '5~7개'는 13.8%로 나타났다.
설 선물 구입 장소로는 '대형마트'(65.2%)를 가장 선호했고, '온라인 쇼핑몰'(44.3%) '백화점'(17.7%)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해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소비자 10명 중 6명(56.8%)은 '적절하다'고 답했으며,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은 16.4%에 그쳤다. 적절하다고 답한 주요 이유로 '휴식을 통한 삶의 질 개선'(62.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소비진작을 통한 내수경제 활성화 기여'는 33.1%, '기업 및 사회 전반의 생산성 향상'은 4.2%였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 대책으로는 '물가·환율 안정'(56.6%),'경제 불안심리 안정'(26.8%) 등 경제의 불안정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과제를 많이 언급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불안한 정치상황, 경기불황,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번 설 연휴가 내수 활성화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상의도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내수 활성화의 온기가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내수 활력 정책 포럼 개최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경제계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