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미했지만 워싱턴 한파와 실내 취임식 전환으로 '대형스크린으로 봤다'고 전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국민의힘 소속)은 자신이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초청받았다고 주장했다. 대선주자와 달리 공당의 대선후보는 대통령선거 일정 확정 이후 경선으로 '선출되는' 공식 직책이어서, 현지 행보와 더불어 이론(異論)이 예상된다.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으로 조기 대선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기도 하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잠룡'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보수 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연합뉴스 사진·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홍준표 시장은 한국시간 22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미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 등 관련 행사 불참 이유로 "그래도 내가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8년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저 수많은 미국 군중들과 함께 벌벌 떨면서 수시간 줄지어 차례 기다려서 검색 받고 군중집회에 참석할 필요까지 있나. 쪽팔리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차라리 그 시간에 트럼프 측근 비공개 인사들과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 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8년 전엔 야당(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로서 두달간 준비해서 일정 조정해서 왔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전에 급히 초청받아 일정 조정없이 오는 바람에 이곳 상원의원들은 와서 보니 각종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며 "비공식 인사들조차 두세분 빼고는 대통령 취임행사로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공화당 소속 하원 군사위 의원·외교위 의원 두분을 만나러 미 의회로 간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우리 예상과는 달리 정치인들 모임이 아니라 그저 국민적 축제였다"며 행사 불참의 의미를 거듭 축소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21일) 글에선 "취임식 아레나 행사에는 2만명이 초대됐는데 가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 대형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봤다"며 "취임식 만찬 행사인 안보관계자들 중심인 '커맨더 인 치프 볼' 행사에도 왔는데 이 추운 날에도 끝없이 이어진 줄을 보고 참석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홍 시장을 향한 '보수 논객'의 비판이 있었다.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전날 페이스북 글로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을 겨냥 "정말 구역질나는 두 거칠고 뻔뻔한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이 중 홍 시장에 대해 "미국 트럼프 취임행사에 초대해준다는 미국 정가 뒷골목의 브로커를 만나 북한 핵을 주절거린다"며 "막상 미국 가선 날씨가 춥다고 호텔방에 웅크리고 들어앉은 사람이다. 수많은 미국 시민들은 트럼프 취임식을 즐기며 야외에서 웃고 떠들며 참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 최고지도자가 되겠다는 자의 춥다고 웅크리는 태도를 보라"며 "그는 출발하기 전 별의 별 호언장담을 다 했다. 미국의 모든 지도자들을 만나 한국의 모든 문제를 협의할 것같은 안방 영웅같은 빈 큰소리를 쳤다. 앞으로 '호텔방 홍준표'라고 불러야겠다. 호텔방은 윤석열로부터 무엇을 보장받으려는지, 계엄의 그어리석은 밤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탄핵에는 반대한다'고 떠들고 있다. 이런 자들이 지금 한국 정계를 주무르고 있다"고 힐난했다.
정규재 전 주필은 윤 대통령에 대해선 "'평생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살았다'는 말 같지 않은 말을,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내뱉는다"며 "자유민주주의는 '제한된 권력'으로 정의된다. 평생 검찰권을 제멋대로 휘두르며 '개인의 자유'를 유린하고 검찰 조직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온 윤석열이 입에 올릴 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죄없는 여인 박근혜를 감옥살게 했고 국정원장 4명과 양승태 등 고위 판사들을 역시 석연찮은 이유로 감옥에 처넣었다"고 했다.
또한 "1000명의 보수 인사들을 조사해 그중 2백 여 명을 감옥 살렸다. 그는 사회주의자 문재인의 하수인이었다. 어느 때고 '하수인'이었던 자가 '자유인'이었던 때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의 폭력주의는 기어이 12·3계엄에서 정점을 이뤘다. 민주주의는 말로 하는 것이지만 그는 국회를 찾아가지 않았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살았다고? 에라이, 자유민주주의는 김건희에게나 줘버려라. 그는 계엄을 하고 병사들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봉쇄하려 시도한 사람이다. 자유민주주의자일 수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