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권 원내대표 등은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 및 현안 보고'를 위해 한은을 방문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요청해 긴급하게 마련된 자리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이 총재께서 정부와 정치권에 여러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속사정이 무엇이고 왜 그런 발언이 나오게 됐는지 그 배경 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 방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이 총재의 추경 편성을 언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 약 한시간 정도 이뤄졌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백브리핑을 통해 "이 총재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봤을 때 추경에 대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언급한 것이라 이해했다. 당장 추경이 시행돼야 한다는 뜻이 아니란 답을 들었다. 추경에 대한 어떤 계획이 가시화돼야 대외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언급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정 투입을 위한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15조~20조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말부터 신년사에서도 이른 시점에 추경이 편성돼야 한다는 발언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 힘은 여전히 예산 조기 집행에 집중해야할 때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도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부 차원에서 이미 상반기에 공공 예산의 70% 가량을 조기 집행하는 경기 보강 대책을 추진 중이다. 당장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논리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의 영향이 구체화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2분기 후 재정 보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박 대변인은 "본인이 직접 정치에 뜻이 없다고 언급해줘서 우리도 오해할 여지가 없다"며 "정치에 대한 우려보다 한은 총재로서 민생·경제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이 총재와 권 원내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노동계가 외국인 인력을 적극 활용하면 민생에도 도움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정치적으로 국민들이 예민한 상황에 놓여있기에 하루빨리 정국을 안정시키고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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