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기부 장관 현장 방문
"도입때 혼란 없게끔 조치할 것"
업계 활력 기대·효과 우려 교차
"소비자 혜택 없어 실효성 의문"
"도입때 혼란 없게끔 조치할 것"
업계 활력 기대·효과 우려 교차
"소비자 혜택 없어 실효성 의문"
오는 7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앞둔 가운데 정부가 그간 침체된 이동통신 시장 활성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일선 유통업계에서는 통신 시장이 포화한 상황에서 단통법 이전과 같이 이동통신사 보조금 경쟁이 활성화할지 실효성에 의문을 보였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소비자 혜택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에서 휴대전화 유통업계 현장을 방문해 단통법 폐지에 대한 이동통신 유통점과 이통사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공포된 단통법 폐지 법안은 오는 7월 2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단통법은 당초 통신 3사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간 차별을 없앤다는 목적으로 지난 2014년 도입됐지만,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 후생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줄곧 나왔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단통법 폐지에 뜻을 모아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제정 10년 만에 단통법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단통법에서 사업자간 경쟁을 위축시키는 규정은 삭제하고, 이용자 권익 보호와 건전한 유통 환경 조성에 필요한 규정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했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가 제때 시행될 수 있도록 시행령·고시 등 하위법령을 신속히 정비한다는 입장이다. 유 장관은 "단통법 폐지 이후 '호갱'으로 대표되는 소비자 불이익이나 시장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정 부분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정부가 기대하는 단통법 폐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테크노마트 판매점 한 관계자는 "전환지원금이 도입될 때도 실질적으로는 특수 기종에서만 5만~9만원 정도 지원돼 실질적 소비자 혜택이 없었다"며 "통신 시장 침체로 통신사가 이제 와서 경쟁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점 관계자도 유 장관에 "예전에는 6만~7만원대 요금제가 가장 높았다면 지금은 11만~13만원까지 올라갔다"며 "개통시 가장 높은 할인은 최고가요금제에 이뤄지는 만큼 상한이 떨어져야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에서 불법 지원금이 상당 규모로 지급되고 있고, 통신 시장이 포화한 상황에서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실구매가가 낮아질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있다. 단통법 이전과 같이 정보 격차로 인해 어르신이 보조금 지급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동통신사의 온라인 요금제와 자회사 지원 등을 제한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염규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회장은 "유통점은 울고 싶은 상황이 아니라 죽고 싶은 심정으로 버틴다"며 "특수 판매 채널을 강화하지 말고 시스템을 보완해야 활성화할 수 있다. 알뜰폰(MVNO)도 일부 채널만 지원이 몰리는 만큼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비싼 단말 가격을 낮추는 등 통신비 경감을 위해 상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통현장에서 유 장관과 만난 통신3사 관계자들은 단통법 폐지로 새 시장의 균형점을 찾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도 전체 소비자 혜택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입을 모았다.
유 장관은 "단통법 체제 이후의 새 이동통신 유통질서가 시장에 원만하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최접점에 있는 유통점과 이통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단통법 폐지가 제때 시행될 수 있도록 시행령·고시 등 하위법령을 신속히 정비하고, 제도 변화로 인한 시장 혼란과 이용자 피해 최소화, 유통업계의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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