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일 열린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야당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자, 여당은 '대통령 망신주기'라면서 방송인 김어준씨를 부르자고 맞불을 놨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1차 청문회를 열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윤 대통령을 비롯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증인 7명을 상대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은 건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이자 국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 모독이라고 날을 세웠다. 야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청문회는 진실이 무엇이냐는 국민의 준엄한 질문에 답하는 자리"라며 "내란수괴윤석열 증인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여당 간사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모두 여야 합의로 진행했는데 이렇게 협의 없이 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박준태 의원 역시 "현직 대통령이 최초로 체포·구속돼 있는데 동행명령장 발부는 망신주기 아니냐"며 "특위가 필요에 따라서 출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구속 상태에 있는 대통령을 강제로 이 자리에 출석시키겠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거들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김어준씨가 청문회에 자진 출석할 수 있도록 민주당에서 권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김씨 또한 피해자이기 때문에 증인 채택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거의 외환죄에 해당하는 어마무시한 발언을 했다"며 "증인 채택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여당의 방어와 야당의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수사가 부당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에 여러 질의를 쏟아내며 의혹을 추궁했다.
특히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고 군인·경찰 등을 동원해 생일잔치를 벌인 사실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경호처를 집중 질타했다. 최근 경호처가 2023년 12월 18일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윤 대통령 생일잔치로 치르고 헌정곡을 만들어 불렀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군이나 경찰에 보낸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간 군인들이 대통령의 생일잔치에 동원되는 것이 맞는 거고 상식적이냐"고 따졌다.
하지만 김 차장은 "(대통령에게 생일잔치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경호처 60주년 창설 행사였고 연예기획사를 동원하거나 외부 인사를 초청할 자금이 안 돼 내부 자체적으로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 차장은 "세부적인 건 보안사항기에 이 자리에서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역대 정부마다 모든 행사가 있었다"며 "대통령이 구속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에 대해 경호처 책임자로서 소임을 다 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도 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경호처 직원들이 관저를 지키는 것은 대통령을 지킨다는 사명 때문"이라며 "12·3 비상계엄 선포가 비난을 받는 건 절차적 정당성, 위법성 문제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공수처야말로 이를 바로잡겠다고 법과 절차를 어기면서 경호처에 위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방어막을 쳤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증인 선서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해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을 상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