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96.5조원서 103.9조원으로
시행 한달만에 계좌 3000개 확보
미래에셋 순증액 1.8조원 '최대'
시행 한달만에 계좌 3000개 확보
미래에셋 순증액 1.8조원 '최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4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상품에 7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상품을 보유한 14개 증권사의 적립금(DB, DC, IRP)은 103조9276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96조5348억원에서 7조3927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며 관련 상품을 보유한 은행, 보험 등 금융업권이 퇴직연금 이용자 유입에 집중했던 시기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기존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유지한 채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10월 31일 처음 시행됐다.
증권사들은 다른 금융사보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많고, 높은 수익률과 투자 편의성 등을 내세우며 자금 유치에 나섰다. 증권사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427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자금 중 4분의 1 수준을 확보했다.
14개 증권사 가운데 4분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온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은 3분기 말 27조3756억원에서 4분기 29조1946억원으로 1조8190억원 늘어났다.
실물이전 제도 시행 한 달여 만에 3000개에 육박하는 계좌를 수관했고, 특히 은행권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퇴직연금을 옮기는 곳이 많았다. 유입된 자금 중 25%가 상장지수펀드(ETF)였고, 펀드와 예금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3분기 9조8802억원이었던 미래에셋증권의 IRP 적립금은 4분기 11조원을 넘어서며 순증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소폭 줄었지만, 확정기여형(DC)에서도 적립금이 8000억원 넘게 늘어났다.
미래에셋 다음으로 많은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총 1조3323억원이 늘었다. 한투증권 역시 IRP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IRP에만 646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DC와 DB도 각각 3000억원 이상씩 적립금이 늘며 14조4824억원이었던 전체 적립금이 15조8148억원으로 커졌다.
삼성증권도 14조1111억원에서 15조3857억원으로 적립금을 늘리며 적립금이 1조원 이상 확대됐다. 증권사 중 순증 금액이 1조원이 넘는 곳은 미래에셋과 한투, 삼성 세 곳 뿐이었다.
이어 NH투자증권(9405억원), 현대차증권(7068억원), KB증권(6628억원) 순으로 적립금 증가 금액이 컸다. 3분기 대비 4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액이 줄어든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뿐 아니라 퇴직연금 상품을 보유한 모든 금융업계가 실물이전 규모에 주목했다"며 "유입 고객을 위한 각종 이벤트와 특혜 등을 제공하며 유치전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증권사는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업권에 비해 최근 관심이 높은 ETF 등에 투자하기 쉽고, 원리금 보장과 비보장 상품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자금 유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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