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불법체류 단속 개시한 트럼프, 불안에 떠는 이민자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2302102269061001[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불법체류 단속 개시한 트럼프, 불안에 떠는 이민자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체류 중인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개시했습니다. 이에 많은 이민자들이 깊은 좌절과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차르'(국경 문제 총괄 책임자)인 톰 호먼은 21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전국 곳곳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ICE는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를 주로 단속할 계획입니다. 체포된 불법 체류자는 구금된 뒤 본국이나 제3국으로 추방됩니다.
호먼은 "이 나라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유죄를 선고받아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 이들이 우리의 우선순위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ICE가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만, '피난처 도시'에서는 시 당국의 비협조로 체포에 어려움이 있어 단속 대상을 찾으러 다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거나 협조 자체를 금지하는 지방자치단체를 '피난처 도시'라고 부르는데, 이들 도시는 주로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불법 이민 단속을 국정의 우선순위 중 하나로 천명하면서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 새 임기 동안 이 문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 국경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는 군을 국경에 배치하는 한편 국방부에 국경을 봉쇄하고 주권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실행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며 반(反)이민 정책을 본격화했습니다.
미국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재임 때인 1955년 '웨트백 작전'(Operation Wetback)이라는 이름으로 멕시코인을 대거 추방한 역사가 있습니다. 20세기 초 미국 땅을 밟은 멕시코인 불법체류자 130만명을 당시 미국 정부는 무장한 국경수비대와 지역 보안관들을 동원해 강제로 추방했지요. 작전명 '웨트백'은 '젖은 등'이라는 뜻으로,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텍사스쪽으로 밀입국한 멕시코인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널리 쓰였던 말입니다.
이와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사전인터뷰 예약 애플리케이션 가동도 중단시켰습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20일부터 서류가 미비한 외국인들이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남서부 9개 입국항에서 인터뷰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했던 '시비피 원'(CBP One) 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예약도 취소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시비피 원은 미국행을 원하는 이민희망자들의 입국·망명 신청을 질서 있게 처리하기 위해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고안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미국 남부 국경에 가까운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 등에서 이 앱에 접속하면 합법적 절차에 따라 미국에 이민할 수 있습니다.
눈앞에서 미국 입국 문이 닫히면서 멕시코 국경도시에서 인터뷰 순번을 기다리던 이민 희망자들은 좌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서남부 미초아칸 출신으로 어린 네 자녀와 함께 곧 미국 이민당국의 면접 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는 마우라 에르난데스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멕시코 국경지대까지 왔다는 구스타보 셀바는 "별 문제 없이 (미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너무도 실망스럽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들이 합법적인 입국을 포기하고 집단적으로 미국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 상당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때 미 국경순찰대 고위직을 맡았던 매슈 후덕은 "많은 이들이 합법적 절차를 밟을 것인지, 불법적 수단으로 이 나라에 들어오려 시도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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