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샌프란 맛집 찾아 적어줘"...검색·복붙·정리 필요없이 AI가 `뚝딱

입력: 2025-01-23 15:52 유진아 기자

폰트

자연어 기술 첫 적용…"친구에게 말하듯이 명령 가능"
우측 AI 버튼 길게 누르기만하면 실행 가능

삼성전자가 새로 선보인 '갤럭시S25 시리즈'를 직접 사용해보니 삼성이 강조하는 '진정한 AI폰이자 AI 컴패니언(동반자)'다웠다. 특히 'AI 에이전트' 기능이 전작인 S24보다 훨씬 강력했다.

'서클 투 서치' 기능을 활성화한 뒤 음성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 10개만 찾아서 메모장에 적어줘"라고 요청하자, AI가 구글 지도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음식점 10곳을 위치, 음식 종류, 평점과 함께 메모장에 자동으로 정리해 줬다. 크롬 앱을 실행해 직접 검색하고 정보를 메모장에 복사·붙여 넣는 번거로움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복잡한 기능이나 검색어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AI 작동을 위해 앱을 실행하거나 음성으로 호출할 필요도 없다. 갤럭시 S25에서 새롭게 추가된 우측 AI 버튼을 길게 누르기만 하면 최소 3단계 이상의 번거로운 과정이 한 번에 해결된다.

삼성이 개발한 'AI 통합 플랫폼'이 여러 앱과 실시간 연동돼 원하는 작업을 돕기 때문이다. 강민석 삼성전자 상무는 "갤럭시 S24는 다양한 AI 기능을 사용자가 일일이 찾아 써야 해서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갤럭시 S25는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통합해 AI 에이전트가 여러 앱을 넘나들며 사용자가 원하는 동작을 직접 찾아 수행해 준다"고 설명했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서클 투 서치'는 기존 텍스트와 이미지 검색을 넘어 음악(음성) 검색까지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유튜브를 보다가 홈버튼을 누르고 "현재 음악을 알려달라"고 말하면 빠르게 가수와 곡명을 검색해 준다. 실제로 유트브 쇼츠를 보던 도중 르세라핌의 노래가 재생되자 제미나이가 5초도 안 돼서 해당 곡명과 가수를 찾아줬다.

갤러리에서도 음성 명령만으로 원하는 사진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갤러리에 저장된 수천장(평균 6000장)의 사진 가운데 원하는 사진을 찾기 위해서는 직접 일일이 스크롤을 내리며 찾거나 분류를 위해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어 문장으로 친구와 대화하듯 요청을 해도 AI가 사진을 분류해서 보여준다. 스마트폰 갤러리에서 검색 버튼을 누르고 마이크 버튼을 활성화한 뒤 "들판에 있는 새 사진을 찾아줘"라고 말하자 3초도 안 돼 해당 사진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리기 어시스트' 기능도 유용해 보였다. 갤럭시 S25 울트라 모델의 S펜으로 간단히 나비 그림을 그리고 6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하자, AI가 알아서 귀엽고 완성도 높은 나비 그림으로 변환해 줬다. 사용자가 직접 세밀하게 그리지 않아도 원하는 이미지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기능이다. 더불어 '나비가 들판에서 노는 그림을 그려줘'라는 추가적인 지시를 입력하자, 들판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완성됐다.

다만 AI 기능이 구글과 삼성 자체 기본 앱으로만 한정돼 국내 1위 메신저앱인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에선 사용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내 카카오톡 앱에 있는 지연이에게 내일 뭐 하냐고 물어봐 줘"라고 말하면 알아듣지 못한다.

일부 질문에는 할루시네이션 현상도 나타났다. 가장 가까운 커피숍은 어디야라고 물었을 때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라고 답변한 뒤 추가 질문으로 "걸어서는 얼마나 걸려" 했을 때 똑같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로 5분인데 걸어서도 5분이야?"라고 다시 한번 질문하자 "죄송합니다 답변에 오류가 있었습니다"라고 정정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할루시네이션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운 AI 플랫폼, AI 솔루션, AI 모델은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구글과 저희 삼성 모바일 갤럭시 제품에 탑재됐을 때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같이 검증하고 있고 피드백하고 있고 계속 개선시키고 있다. 어느 회사보다 빨리 찾아내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너제이(미국)=유진아기자 gnyu4@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