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이 아부다비 국영기업 마스다르(Masdar)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계약을 따냈다. CATL의 중동 시장 공략은 자국 내 시장 포화와 미국과 중국의 견제,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올해 한중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가 2006년에 설립한 청정에너지 전문기업인 마스다르와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CATL은 UAE의 'RTC프로젝트'에 첨단 배터리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RTC 프로젝트는 UAE가 발표 당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과 배터리 통합 저장 시설'로 화제를 모았다. 총 19GWh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5.2GW의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의 총 투자액만 60억달러를 넘는다. 프로젝트가 완공되는 2027년 이후에는 24시간 1GW의 무정전 청정 발전을 제공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전천후 대규모 발전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CATL은 이번 계약을 통해 마스다르에 '톈헝(Tianheng) 배터리'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공급하게 된다. CATL은 이 배터리가 업계 최초로 출시된 대량 생산 BESS로 출시 첫 5년 동안 성능 저하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 시스템은 20피트 컨테이너형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6.25MWh의 총 용량과 430Wh/L의 에너지 밀도라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1만5000회 이상의 충전과 방전 수명을 갖췄으며 예상 수명은 약 20년이다
이번 계약 체결로 CATL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1~5위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CATL과 BYD를 포함해 중국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ESS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들 간의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고성장 단계를 지나 대중화 과정에서 성장이 둔화하는 캐즘 구간에 진입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전력망 안정화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ESS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각국 정부가 ESS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정책이 추진되면서 대형 ESS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만 3건의 조단위 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최근에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가 발주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ESS는 전력망 연계형 프로젝트가 많아 국가와 대형 전력회사들의 발주에 따라 조단위 대형 계약"이라며 "수익성은 전기차보다는 낮지만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단기간에 대규모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가 2006년에 설립한 청정에너지 전문기업인 마스다르와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CAT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