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영업익 8조 최대실적
HBM4 12단 하반기 양산 목표
HBM4 12단 하반기 양산 목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분기·연간 기준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HBM 시장에서도 우위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는 TSMC와 원팀을 구축해 올 하반기 중 HBM4(6세대)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HBM 매출은 전년대비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 수요도 의미 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했던 HBM 고객사 포트폴리오 범위를 기존보다 넓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비해 기존 10만장인 HBM용 D램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17만장으로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트렌드가 학습·훈련에서 추론으로 전환되는 국면에서도 HBM 수요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AI 트렌드가 추론으로 전환되면서 HBM 수요 둔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AI 트렌드 변화가 오히려 고성능 HBM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피지컬 AI' 등 다양한 분야로의 발전은 HBM 수요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CES2025'에서 던진 새 AI 화두로, 자율주행 기술·로봇·드론 개발에 쓰이는 AI 기술을 말한다.
SK하이닉스는 "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 HBM4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HBM4는 기존 HBM3E와 달리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를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에 맡겨 생산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제품을 올 하반기 내로 양산할 예정이며,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HBM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연간 HBM 매출은 전년과 비교할 때 4.5배 이상 증가했고, 4분기 HBM 매출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HBM3E 12단 제품도 현재 차질 없이 공급 중이다. HBM3E 12단은 당초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 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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