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공판이 23일 시작된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이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해당 재판을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날선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이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 대표 변호인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변호인단에서 신청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 측이 선거법 사건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2부에 공직선거법 250조1항 관련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냈으며, 검찰이 이에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여당은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해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한다는 비판을 제기해 온 바 있다.
이에 이 의원은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는 구성요건의 명확성에 문제가 있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위헌법률심판 제청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국민의힘은 이러한 종합적 검토를 편협하게 재단해 정치적 공방을 하려 들고 있다"며 "위헌법률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는 것은 피고인의 권리이며, 신청했다고 해서 무조건 재판이 지연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재판부가 받아들이면 헌법재판소에 제청이 되고 재판이 정지되지만, 이 경우에는 위헌법률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므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반대로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재판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했다.
또 그는 여권 측에서 주장해온 재판 지연 시도에 대해 "이 대표는 재판 지연을 한 사실이 없다. 오히려 검찰이 재판을 지연시켜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검찰은 1심에서 공소사실 특정도 못하고 1년 9개월을 허비한 후 재판 막바지에 공소장 변경을 했다. 또 검찰은 1심에서 증인 43명을 신청했지만 이 대표 측은 4명을 신청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 대표 재판이 시작하기도 전에 정당 명의로 탄원의견도 제출하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법원행정처장을 방문하는 등 지속적으로 법원을 압박했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방탄을 위한 사법부 간섭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같은 민주당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항소심 재판부가 석명준비명령을 하자 이재명 측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겠다'는 서면을 냈다. 확정적 의사를 표명한 것 아닌가"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포기하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말？다.
이어 "이재명 측은 무더기 증거신청을 해서 검사가 이에 대한 의견서도 제출했다. 이런 식의 노골적인 재판 지연은 재판부의 눈치가 보여 일반 국민은 선택하기조차 힘든 방법"이라며 "1심에서 검찰측 증인신문이?54회나 열린 것은 이재명 피고인 측이 검찰이 제출한?'성남시·국토부 공문'?등도 부동의해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증인을 서야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법상 6월 안에 선고돼야 했을 1심이 2년 2개월이나 걸렸고, 지난 대선에서 기소된 공직선거법 중 이것 한 건만 아직도 재판 중"이라며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법과 원칙에 따라?3개월 내에 항소심 선고가 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이 상실될 뿐 아니라 그로부터 5년간, 징역형 확정시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된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