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비자 제휴 등 앞세워
점유율 43.3%·가입자 700만명
점유율 43.3%·가입자 700만명
하나카드가 지난해 후발주자 등장에도 '트래블 대전'에서 1위를 사수했다. 나머지 4대금융 계열 카드사들이 '너도나도' 해외여행객을 겨냥한 트래블카드를 쏟아냈지만, 유사한 서비스 탓에 하나카드가 선점한 시장을 뺏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지난해 말 누적 기준 전체 직불·체크카드 해외 이용금액(개인 고객 기준)은 5조7635억원으로, 하나카드는 이 중 43.3%( 2조4932억원)를 차지했다. 하나카드는 2022년 7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트래블 시장에 뛰어들며, 지난해 가입자 700만명을 확보하는 등 주력 사업으로 띄우고 있다.
5대금융 계열사 기준 그 다음으로 신한카드가 1조6808억원으로 29.2%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현재 두 카드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73%로 대부분의 해외여행객을 확보한 모습이다. 이어 우리카드(6124억원, 10.7%), KB국민카드(5001억원, 8.7%), NH농협카드(3564억원, 6,2%)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지난해 2월 'SOL(쏠) 트래블로그 체크'를 내놓으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나카드가 14%가량 차이로 따돌렸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여름 해외여행 성수기를 지나 3분기까지는 하나카드를 위협했다. 두 카드사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약 0.7%로, 신한카드가 턱 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하나카드는 신한카드 등 후발 경쟁자의 맹추격에 맞서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 공시 기준도 바꾸기도 했다. 신한카드의 초반 시장 확보 속도가 높아지자, 해외 자동화기기(ATM) 출금 이용액도 포함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기존 '유니온페이(UPI)'및 '마스터(MASTER)' 카드 브랜드 외에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비자(VISA)와 제휴를 맺고 해당 브랜드 전용 ATM 인출 수수료 무료 혜택을 앞세웠다.
업계 일각에서는 트래블카드 관련 사업부에서 물밑 경쟁이 치열하면서 하나카드 외에도 이용액을 포함하려고 한 곳이 있었다는 후문도 있었다.
올해도 5대금융 간 트래블카드 전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그러나 하나카드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차별화 방안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드사들이 기본적으로 내세운 트래블카드의 주요 혜택은 △무료 환전(우대 수수료 100%) △해외결제 수수료 무료 △ATM 출금 수수료 무료 등이다. 지난해 후발주자들이 하나카드와 차별화로 '공항라운지 무료', '해외 특정 가맹점 할인', '국내 가맹점 할인' 등을 제공했지만, 소비자의 눈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한카드의 경우 초반 신용카드가 아닌 쏠 트래블 체크에 공항라운지 혜택으로 차별화했지만, 이후 출시한 카드사들이 해당 혜택을 모두 담아낸 상황이다. 하나카드 역시 그룹 해외여행 대표 상품인 '트래블로그(체크)'에 담지 않았지만, 대한항공 제휴 신용카드 등에 추가하며 구색을 맞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늘어나는 해외여행객 속 자사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트래블카드를 모두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지주 계열사 외에도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이 해외 특화 카드를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하나카드의 승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