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트럼프 등 불확실성 만연
기업체감경기 3개월 연속 하락
中企 절반이상 "투자계획 없어"
기업체감경기 3개월 연속 하락
中企 절반이상 "투자계획 없어"
![[기획] `최장 9일` 설 특수 무색… 한치 앞 안보이는 韓 경제](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2402100351064001[1].jpg "[기획] `최장 9일` 설 특수 무색… 한치 앞 안보이는 韓 경제")
최장 9일 설연휴 소비진작 효과는 일찌감치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디지털타임스가 재래시장, 농수산시장 등 서민 경제의 경기를 현장에서 취재한 결과 피부로 느끼는 경기 하강 기조가 뚜렷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닥친 지난 3년 가까이 이어지는 고물가에다 지난해 말 닥친 계엄과 이어진 탄핵 돌발사태는 소비시장을 빙하기로 몰아넣고 있다.
![[기획] `최장 9일` 설 특수 무색… 한치 앞 안보이는 韓 경제](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2402100351064001[2].jpg "[기획] `최장 9일` 설 특수 무색… 한치 앞 안보이는 韓 경제")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업 대상 '2025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실시한 결과 전분기(85) 대비 24포인트(p), 전년동기(83) 대비 22p 하락한 61로 나타났다. 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가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에서도 소비 하강에 따른 기업 체감경기가 석달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4p 하락한 85.9로 집계됐다. 한은 CBSI는 지난해 10월 92.5에서 11월 91.8, 12월 87.3으로 뚝 떨어졌다. 역시 탄핵으로 인한 정국 불확실성에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고환율의 영향까지 받은 탓이다.
여기에 '최장 9일' 황금연휴를 앞두고 무안항공 참사가 발생하면서 국내 항공 여객수가 감소한 것도 내수 침체에 영향을 끼쳤다. 고환율로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지만, 불안심리 확산과 함께 항공편도 축소돼 오히려 작년보다 위축된 분위기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25~30일 기간 항공과 선박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20만6000명으로 작년 설 연휴 기간 대비 9.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선 출발·도착 항공편은 1194편으로 작년 대비 7.2%, 국내선 항공기 공급 좌석은 22만4736편으로 8.3% 각각 줄었다.
이처럼 내수 부진이 심화되자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작년 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50.4%가 투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8.7%p 높아졌다. 투자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내수시장 부진(40.0%)'과 '경기악화 우려(24.4%)'를 1~2위로 꼽았다.
또 한국경제인협회가 전날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내수(86.2)는 지난 2020년 8월(82.7) 이후 4년6개월, 투자(87.9)는 2020년 9월(84.6) 이후 4년5개월 만에 각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설 대목을 앞두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자 유통업계도 특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9개 유통협단체, 소비자단체협의회와 '내수진작 위한 정책포럼'을 열고 할인 프로모션 등의 소비 촉진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단순 할인 전략은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심리 위축의 배경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정부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소비 촉진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를 맡은 최자영 숭실대 교수는 "저소득층에는 사회안전망·자립 기반을 확충하고, 고소득층에는 간접적인 세제감면을 통해 소비를 이끌어내는 등 차별적인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국내 주요 지표들을 통해 소비 심리 위축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규모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확대, 숙박·외식쿠폰 확대, 온누리상품권·지역화폐 사용처 확대 등 소비활성화를 위한 정책건의도 제시됐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민간 부문의 소비 활성화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세제·재정지원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신속히 집행된다면 내수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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