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스라엘 공습에 떠는 서안지구 주민들, 끝나지 않는 비극](http://contents.dt.co.kr/images/202501/2025012402102269061003[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스라엘 공습에 떠는 서안지구 주민들, 끝나지 않는 비극")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은 일단 조건부로 멈췄지만 반대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오히려 포성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인 제재를 해제하자, 이에 힘을 받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이 적용되지 않는 서안지구로 눈을 돌려 공격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서안지구 주민들의 공포와 불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안군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서안지구 북부 도시 제닌을 공격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최소 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습니다. 다음날에도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를 군·경과 안보기관의 '대테러 작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2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제닌을 중심으로 서안지구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등 무장세력 소탕 작전을 수행 중"이라면서 "가자지구에서 얻은 교훈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은 국제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행정권을 지녔지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스라엘인을 보내 유대인 정착촌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아예 서안지구를 합병하겠다는 뜻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은 서안에 대한 성경적·역사적 권리가 있다며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70만명의 이스라엘인과 27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서안지구 및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닌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입니다. 약 5만명이 거주 중입니다. 제닌은 이란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본거지입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동안 치열한 투쟁이 벌어졌던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의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요. 이에따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도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제닌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앞둔 며칠 전부터 곳곳에 바리케이드 등이 설치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일 오후에는 알푼두크 마을에서 이스라엘 정착민 무리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하고 불을 지르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로 포문을 돌리면서 주민들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총성과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의료 지원은 부족하고 현지 병원들은 한계 상황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일부는 안전을 위해 피난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가자지구에서는 불안 속에서도 일단 평화가 지켜지고 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 19일 휴전 이후 사흘간 2400대가 넘는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갔습니다. 휴전 첫날인 19일 630대가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20일 915대, 21일 897대가 각각 구호물자를 실어 날랐다고 합니다.
기근 위험신호가 감지되는 가자 북부를 중심으로 음식과 물, 의료용품, 상수도 및 주거지 보수를 위한 물자 등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파손된 도로로 인해 트럭 이동이 지연되거나 일부 주민들이 구호품 탈취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휴전 성사 이후에도 여전히 하마스가 실권을 쥐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는 영구 휴전 이행에 있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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