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를 헌법재판소가 직접 결정하기로 했다.
헌재는 다음달 3일 오후 2시 법무법인 도담 김정환 변호사가 제기한 '헌재 재판관 임명권 불행사 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한 심판을 선고한다고 24일 밝혔다.
쟁점은 최 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이 부작위(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일정한 행위를 하지 않음)로 위헌인지를 가리는 것이다.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규정상 헌법재판관 9인 중 3명은 국회가 선출한다. 국회는 앞서 지난달 26일 정계선·마은혁·조한창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단,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표결에 불참했다.
최 대행은 여야의 합의가 없다는 이유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다 지난달 31일 정계선·조한창 재판관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의 임명은 보류했다.
김 변호사는 최 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하기 전인 지난달 28일 최 대행이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아 자신이 청구인인 다른 헌법소원 사건 등에서 공정한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관 정원인 9인 체제에서 판결을 받을 권리가 침해받았다는 뜻이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회를 대표해 최 대행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판관을 임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청구인의 재판받을 권리 등이 침해됐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해 결론을 내린다. 다만, 헌재가 헌법재판관 임명권한을 따지는 것은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일부 있다.
만약 헌재가 최 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적극적으로 판단하면 최 대행은 곧바로 임명을 이행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완전체인 9인 체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도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탄핵심판은 6인 이상의 헌법재판관이 동의해야 탄핵을 의결할 수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가운데)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