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당대표직을 상실했다. '친이준석'계가 주도한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결과 91.93%가 찬성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대원 최고위원도 퇴진이 결정됐다.
천아람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친이준석계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24~25일 진행된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허 대표의 대표직 상실을 의결했다.
허 대표 당원소환 투표에는 으뜸당원 2만1694명이 참여해 1만9943명(91.93%)이 찬성, 1715명(8.07%)이 반대했다. 조 최고위원 투표에서는 2만140명(92.84%)이 찬성했다.
개혁신당 당헌·당규는 으뜸당원 3분의 1 이상의 투표 참여와 유효 투표의 과반수 찬성이면 당원소환을 확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허은아, 조대원은 결과를 부정하기보다 당원들의 확실한 의사를 스스로 새기고, 성찰해야 한다"며 "대표로 선출된 적 있던 인물이라면 절차적 혼란 없이 정리에 협조하는 것이 도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천 원내대표 등은 허 대표가 당직자 임명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사무처에 부당한 지시를 했다며 당원소환 투표를 시행했다.
허 대표는 당원소환 투표가 불법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원소환 투표는 양측의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허 대표를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24일 서울남부지법에 당원소환 투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다음날에는 천 원내대표와 이 의원 등이 당원들의 동의 없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고발했다.
허 대표는 이날 당원소환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호소인 천하람 국회의원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허 대표는 "우리 당은 '이준석당'이 맞다. 그러나 '이준석만을 위한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며 "왜냐하면, 개혁신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당(公黨)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을 사유화하려면 사비를 들여 개인 조직을 운영하면 될 일"이라며 "또한, 당헌·당규를 위반하며 개인적으로 추진한 당원소환제 투표 역시 모든 비용을 사비로 충당하셨으리라 믿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공당이라면, 기본 원칙과 민주적 운영 방식을 지켜야 한다"며 "법률과 당헌·당규를 위반해가면서까지 공당을 특정 개인의 이익에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허 대표와 친이준석계 지도부 간 갈등은 지난달 16일 허 대표가 이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 표면화됐다. 허 대표와 김 사무총장은 그간 당 운영방식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와 허 대표가 새로 꾸린 지도부가 각각 최고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기형적인 형태로 당이 운영돼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