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여객기 항공기 화재 조사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규정에 따라 프랑스 사고조사당국과 조율 후 본격적으로 실시할 전망이다. 다만 합동 감식은 항공유 문제로 다소 지연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 회의를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항공기 양쪽 날개에 항공유가 실려있는 점을 고려해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기관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사고가 난 화재 현장을 찾아 감식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이들은 감식에 필요한 안전 보호 조치와 사고가 난 항공기의 상태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항철위는 사고 조사를 위해 전날 화재가 난 항공기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하기도 했다. 합동 감식은 항공유 문제로 지연되는 모습이다. 사고가 난 항공기 양쪽 날개에 항공유가 실려 있어 추가 화재로 인한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항철위는 이날 오후 도착한 프랑스 사고 조사위원회 관계자와 논의를 거친 후 항공유 제거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이는 항공기를 제작하고 설계한 국가에서 사고 조사에 참여한다는 ICAO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번 화재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 ABL391편은 에어버스사의 A321-200 기종으로, 에어버스사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항공 기업이 설립한 회사다.
다만 항공유를 빼지 않아도 될 경우 오는 31일 합동 감식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추가 사고 위험성으로 연료를 모두 빼내야 하게 되면 합동 감식은 최소 2~3일 가량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료를 배출하기 위해 조작하는 스위치가 있는 항공기 조종실이 일부 소실됨에 따라 연료를 없애는 데는 시일이 더 걸 릴 수도 있다.
항철위 관계자는 "감식 과정에서 다시 불이 날 경우 화재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조치를 사전에 검토하고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유를 빼고 감식할 것인지 그냥 두고 진행할지 추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통상적으로 디퓰링(defueling·연료 제거)을 하려면 항공기 연료 펌프를 돌려야 하는데, 파워 스위치가 있는 조종실 윗부분이 타버려 기름을 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경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홍콩으로 출발 예정이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여객기 기내 뒤쪽에서 시작돼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 불이 잡혔지만 여객기는 반소됐다.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76명 전원은 비상 탈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승객 7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 사건이 테러와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사고 직후 관계기관 합동 대테러 조사를 실시해, 항공기 내 반입이 금지된 위해물품 등 테러와 관련된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향후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등의 과정에서 용의점이 파악되는 경우 관계기관 합동 추가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