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700억원 차이로 SKT 역전
작년 창사이래 첫 분기배당 시작
AI사업 성과가 최종 판가름 낼듯
작년 창사이래 첫 분기배당 시작
AI사업 성과가 최종 판가름 낼듯
국내 통신 업계의 시가총액 1·2위가 22년만에 뒤바뀐 가운데 일시적 변동인지, 장기적 추세변화인지 주목된다. KT가 SK텔레콤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로 깜짝 올라서자,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통했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두 회사의 가치는 결국 인공지능(AI) 사업 성과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 KT 주가는 전일 대비 2.96%(1350원) 오른 4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재 KT 시가총액은 11조8450억원으로 SK텔레콤(11조7705억원)을 약 700억원 차이로 역전했다. KT가 SKT보다 시가총액을 앞선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약 22년만이다.
KT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주가가 29.54% 상승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졌다. 시총 1위였던 SK텔레콤 주가가 지난해 11.29% 오르는 동안 20년만에 최대 주가 상승을 기록하면서 순위를 뒤집은 것이다. 이달 들어 주가 변동도 SK텔레콤이 0.01% 떨어진 반면, KT는 6.9% 올라 대비됐다.
KT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KT는 2023년 10월 발표한 중기 주주환원 정책으로 회계연도 기준 2023년부터 3년 동안 별도 재무제표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재원으로, 연간 최소 1960원의 현금배당을 보장한다.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적극 시행했다. 2023년 약 1000억원, 지난해에는 약 2000억원의 주식을 소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인 '밸류업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2028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 일환으로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는 KT 주식을 5426억원 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코스피 전체 종목 중 상위 15위다. 그러면서 KT는 지난해 11월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보유한도 49%에 도달했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지분 한도도달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SK텔레콤은 42%, LG유플러스는 35%로, 경쟁사의 외국인 지분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KT 이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인력 재배치에 따른 인건비 감소 영향과 서울 광진구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수익이 올 상반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KT 목표 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원, 메리츠증권은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 노무라증권은 4만9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부실 사업부 정리 작업에 몰두했고 올해 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도 예고한 상황에서 주주환원 기대치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KT의 주가 상승세에는 AICT 기업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된다. 유무선 사업에서의 안정적 흐름과 함께 MS의 협력이 본격화하면서 성장동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최근 양사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MS와 B2B AX 사업 전략 워크숍을 열고 AI 전환을 위한 사업 계획을 공유하기도 했다. 다만 KT가 이런 흐름을 이어가려면 MS와의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국내와 글로벌을 아우르는 AI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글로벌 AI 컴퍼니',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를 기치로 내세우며 올해 본격 AI 수익화에 나섰다. 특히 SK텔레콤은 AI 인프라부터 통신, AI서비스, B2B AI를 아우르는 사업을 펼치면서 '돈 버는 AI 비즈니스'에 공들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AICT 기업으로 성장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