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5개년 로드맵 '경쟁력 나침반' 발표
혁신 격차 해소·탈탄소화·공급망 안보 등 중점
딥시크발 충격이 세계 인공지능(AI) 산업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 AI 경쟁력 회복을 선언했다. 신흥 기업을 육성하고 기업 규제 부담을 타파해 자체 산업생태계를 키우는 게 골자다.
우르줄라 폰데리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5개년 로드맵 '경쟁력 나침반'을 발표했다. 경쟁력 나침반은 지난달 출범한 폰데어라이엔 2기 집행부의 간판 공약이자 임기 5년간 정책 방향을 담은 계획안이다.
경쟁력 나침반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혁신 격차 해소 △탈탄소화 △공급망 안보 등 영역을 중점으로 추진한다. 올해 'AI 기가 팩토리 구축법'을 시작으로 핵심 산업의 AI 기술 발전·도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낼 계획이다.
아울러 반도체, 양자기술, 생명공학, 우주 등 미래 유망 산업 육성을 위한 액션 플랜을 준비한다. 탈탄소화는 저렴한 청정 에너지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둔다. 이 일환으로 집행위는 1분기 중 제조업계의 청정 에너지,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청정산업딜'을 발표한다. 내년 중 공공조달지침 개정으로 '유럽 우선권'도 도입한다. 핵심 기술을 공공조달할 시 유럽 기업을 우선하는 것으로, 유럽 내 공공조달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원국 간 원자재 공동구매를 위한 EU 플랫폼도 구축하며 제3국과 원자재·청정 에너지 등과 관련한 '청정무역·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공급망 다각화에 나선다.
집행위는 정책 추진에 있어 전례없는 수준의 규제 간소화와 단순화를 추진한다. 기업의 행정부담을 25%, 중소기업의 경우 35%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 특히, ESG 관련 EU 규정을 광범위하게 간소화하는 '옴니버스 규정'을 내달 공개할 계획이다. 회원국별로 상이한 규제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업계 의견을 반영, 노동법·파산법·세법 등을 통합, 간소화하는 '28번째 법률 체제'를 마련한다.
한편, 미국 빅테크가 이미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충격을 준 딥시크를 내세우는 중국도 경쟁력을 갖춘 가운데 EU의 AI 지원 계획이 뒷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