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중 카메라보다 갤럭시…산호초 복원 돕는 삼성 `AI폰`

입력: 2025-01-30 16:39 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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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UCSD 스크립스 '코랄 인 포커스' 연구 현장 가보니
삼성전자, 산호초 촬영 위한 '오션 모드' 지원
2초마다 한장, 한번에 수천장도 가능

"바닷속 산호초 파괴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폐어망이 해양 생태계, 그중에서도 산호초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산호초 복원에 앞장서기로 했다. 수중 촬영에 최적화된 갤럭시 S24 울트라 카메라의 '오션 모드'를 개발해, 산호초 복원 전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에서 만난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지속가능경영사무국 상무는 "삼성전자같이 거대한 글로벌 인프라를 가진 회사가 아주 작은 변화만 만들어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의 스크립스해양연구소에는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스크립스해양연구소는 미국 비영리단체 시트리, 삼성전자와 함께 해양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 '코랄 인 포커스(Coral in Focus)'를 진행하고 있다. 시트리가 갤럭시 카메라로 수천, 수만장의 바닷속 산호초 사진을 찍으면 스크립스에서 3D 산호초 복원도 제작·연구에 사용된다.

시트리의 레아 헤이즈 프로젝트 디렉터는 "다른 브랜드가 아닌 삼성전자와 함께하는 이유는 지역 사회 중 많은 곳이 갤럭시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해양 생물 터전인 산호초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으로 현지 활동단체들과 활동을 전개하면서 여러 기술의 한계에 부딪혔다. 삼성전자가 산호초 복원 활동에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해 이번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코랄 인 포커스'는 산호초 주요 서식지이자 최근 파괴가 심각한 △미국 플로리다 △인도네시아 발리 △피지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바닷속 산호초 사진을 촬영해 산호초의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복원까지 이어가는 프로젝트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DSLR 카메라로 바닷속을 촬영하던 시절 촬영 장비다. 예전 장비는 DSLR 전체를 감싸 우주복 헬맷 같은 모양이었다. 반면 최근 이용 중인 장비는 기존 스마트폰 방수팩보다 약 2~3cm 늘어난 크기에 불과했다. 무게도 기존 장비 대비 훨씬 가볍다.

스크립스연구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커다란 기기로 바닷속 촬영을 해야 했는데, 무게나 부피 문제뿐만 아니라 까다롭고 복잡한 카메라나 촬영 장비 사용법 때문에 지역 활동가들이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면서 "갤럭시폰을 이용하면서 모두에게 익숙한,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쉽고, 빠르고, 가볍게 촬영할 수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지난해부터 '코랄 인 포커스'에 갤럭시24 울트라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닷속 산호초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수중 사진 촬영에 최적화된 모드인 '오션 모드'를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했다.

이날 연구소 지하에 있는 수족관에서 갤럭시 S24 울트라로 바닷속에서 촬영하는 방법과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일 층이 커버하고 있는 케이스에 들어간 갤럭스 S24 울트라를 수족관 안에 넣고 오션모드로 촬영을하자 2초에 한번씩 사진이 찍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스크립스 관계자는 "다이버가 보통 10m 정도 내려가면 가로·세로 각 10m의 구역을 촬영하는데, 갤럭시 S24 오션모드는 2초마다 내가 해당 모드를 끌 때까지 계속 자동으로 촬영이 된다"며 "하루종일 일하는데 저장용량이나 배터리도 충분하고 갤럭시 S24는 기능도 직관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버들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오션 모드를 통해 반복적인 촬영 외에도 수중 촬영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파란색 톤을 줄이고 산호초 본연의 색상을 촬영할 수 있다. 셔터스피드 최적화와 멀티 프레임 영상 처리 기술 기반으로 사진 결과물 내 모션블러 발생을 최소화하고, 한 번에 수천장의 고화질 산호초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스크립스연구소는 수중 촬영에 최적화된 카메라 앱도 개발 중이다. 이 앱은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이미지 공유 등 소셜 네트워크의 기능도 담을 예정이다.

스크립스연구소 소속 스튜어트 샌딘 교수는 "산호초 연구에 있어 대량의 고화질 사진 데이터 확보는 매우 중요한데, 모바일 기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산호초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심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샌디에이고(미국)/글·사진=

유진아기자 gnyu4@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