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식재산 정책 10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신기술 분야의 혁신을 촉진하고, 친특허·친기업적 강한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한 지식재산정책에서 탈피해 공급망 안정과 기술우위 선점에 유리한 지식재산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기조는 트럼프의 대통령 인수 인계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202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 2025의 지식재산 정책 방향을 보면 특허에 있어 특허법 제101조의 특허적격요건을 재검토하고, 양자컴퓨팅과 5G, AI와 같은 중요한 기술에서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 개선 및 입법 개혁 지원 등이 담겼다. 국제협력 분야에서는 미국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리더십을 견인하는 국가로,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를 지원하고,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식재산권을 강화한다는 것도 포함했다.
실제, 특허적격대상 확대를 골자로 한 'PER Act(특허적격성복원법)'이 하원에서 연내에 다시 발의될 가능성이 높고, 특허심판청구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혁신리더십촉진 존중법(PREVAIL ACT)'이 지난해 11월 상원 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두 개의 법은 모두 특허권 확보를 보다 쉽게 하고, 특허권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 활동 차원에서 마련됐다.
보고서는 위조상품에 대한 강력한 단속 등 지재권에 대한 보호 및 집행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 제품의 우회수입을 차단하는 등 대중국 관세정책을 거세게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트럼프는 당선인 시절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제이미슨 그리어로 서둘러 임명한 바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1기 때 로보터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수석보좌관을 역임하며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이끌어 낸 인사로 알려져 있다.
미래 신기술 분야인 AI, 양자, 우주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특허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의 경우 미국 내 특허 출원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반도체, 5G,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자국 산업의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업발전을 위한 방법론으로 규제완화와 특허취득에 용이한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크고, 미중 기술 패권에 대응해 미래 혁신 분야인 AI, 우주산업, 자율주행, 양자컴퓨팅 등에서도 자국에 유리한 지식재산 환경을 조성해 특허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한 지재권 정책 추진에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자체 기술개발을 확대하는 한편 정부의 R&D 지원을 통해 지식재산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인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으로의 공급망 집중과 대중 제재 강화 등의 영향으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 출원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의 경우 특허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며 "미국 의회에서 통과가 예상되는 지재권 관련 법안이나 정책들이 우리나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특허강국을 위한 출원 확보 전략 강화, 특허권자에 유리한 입법 추진, 트럼프 관심 분야 특허출원 증가 예상, 바이오 기업의 특허전략 변화 추구, 특허 무효 최소화를 위한 미 특허심판원 개혁 등 10대 전망을 내놨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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