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 유시민과 맞수 토론한 洪
페북 통해 "집단적 광기로 나라 앞날 결정, 朴탄핵으로 족해"
토론서 "국민 다수 '尹 계엄 않고 견딜 수 있었겠나' 해" 주장
"법원서 明 퇴출? 정치인 진퇴 국민이 투표로 결정"
국민의힘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여론을 두고 "집단적 광기"라고 표현했다. "국민 상당수가 '계엄 안 하고 견딜 수 있었겠나'로 생각을 바꿨다"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법리스크 현실화로 피선거권을 상실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퇴출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고 해, 반윤(反윤석열)·반명(反이재명) 여론 모두에 각을 세우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월29일 MBC에서 설 특집으로 생중계된 '손석희의 질문들' 100분간 토론에 임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왼쪽부터) 대구시장과 진보진영 논객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유튜브 채널 'MBC PLAYGROUND' 영상 갈무리>
대권 재도전을 시사해온 홍준표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29일 설 특집)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유시민 전 장관(노무현 정권 보건복지부) 과 100분동안 현 정국에 대해 생방송 토론했다. 국민들께서 오해 하시는 부분도 우리가 잘못한 부분도 있기에 잘못한 것은 솔직히 인정하고 오해하시는 부분은 풀려고 노력했다"면서도 "'집단적 광기'로 나라의 앞날이 결정 되는건 지난번 박근혜 탄핵 한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탄핵심판 중인 윤 대통령을 파면하라는 주장에 공개 반대하면서, 자신이 '조기 대통령선거'를 부추긴다는 극성 친윤(親윤석열) 지지자들의 비난을 누그러뜨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 홍 시장은 "지금 국민들은 방휼지쟁(蚌鷸之爭·대립하는 두 세력이 다투다가 구경하는 다른 사람에게 득을 주는 싸움)으로 지샌 지난 3년이 아까울 뿐일 것"이라며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갈려면 이번 사태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홍 시장은 진보진영 논객 유시민 전 장관을 맞수로 "국민들이 보기에 국회가 너무 (입법·탄핵 등으로) 폭주한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저거 계엄 안 하고 견딜 수 있었겠나' 이런 식으로 생각을 바꾸게 됐다"면서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를 계엄으로 해결하려 한 것에 물론 잘못은 있지만 그걸 갖고 지금 대통령을 구속·파면하려 하니까 국민들이 '좀 너무한 거 아니냐' 해서 상당히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계엄선포 자체엔 "군정시대로 일시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국민은 원치 않는다"며 소극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국회 폭주'를 지적한 이유로 "(민주당이)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탄핵, 자기를 유죄로 한 판사도 탄핵하려고 한다", "장관 인사청문회 때 제대로 동의해준 사람 거의 없고 총선 끝나고 총리 한번 바꿔보려 하니까 국회에서 바꿔주지 않을 거 같으니까 총리도 못 바꿨다", "일방적으로 (야당이) 민생예산도 잘라버렸다" 등 비판을 나열했다.
반면 유 전 장관은 "각자 생각은 가질 수 있지만 헌법과 법률이 규정해놓은 기본 질서가 있다"며 윤 대통령이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이 내란이 왜 실패했는가 생각해보면 우선 시민들이 진짜 훌륭하게 행동했고, 야당 국회의원들이 제할일 했고 일부 여당의원이 함께했다"며 "또 하나가 (명령에 맹종하지 않고) 매우 소극적으로 행동한 현장의 군인들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게 45년 전 (비상)계엄령과 아주 큰 차이"라고 했다.
그는 "전쟁이 벌어져 적과 전투할 땐 아무리 이 명령이 이상해보여도 공격하라면 해야하는데, 야간투시경 하고 총 들고 갔는데 거기에 있는 게 국회의원들이고 시민들이다. 제정신이 있는 군인이라면 '돌격 앞으로' 해도 주저하고 망설이게 돼있다"고 했다. 선관위 침투에 관해선 "계엄포고령 근거로 선관위 압수수색하는 건 불법이라고 방첩사령부 법무실장 판단했고, 참모장은 저 선관위 서버는 들고 나오는 건 불법이라 판단해 출동 인원들에게 적절한 지시를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29일 MBC에서 설 특집으로 생중계된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100분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토론에 임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
한편 홍 시장은 토론 중 윤 대통령이 탄핵 된 이유로 '계엄 즉시 반대·탄핵소추 찬성'한 한동훈 전 당대표 등을 겨눈 듯 "국민의힘 안의 반란군 때문"이란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기 대선 진행'을 가정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엔 "나는 법원 결정으로 이재명 대표가 퇴출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며 "정치인 진퇴는 국민이 투표로 결정한다"고 답변했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선 "보수층은 못 받아들일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보수 평론가인 윤주진 퍼블리커스 대표는 홍 시장의 발언에 관해 "사법부의 결정 역시 정치적 판단의 매우 중요한 밑거름이고, 사법부의 조속한 결론을 바라는 다수의 국민 정서 역시 외면할 수 없는 정치적 기대"라며 "'조국수홍 시즌2'의 덫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국수홍'은 홍 시장이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기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입시비리 관련 수사에 대해 "과잉 수사"라며 "전 가족을 도륙"한 것이라고 주장한 뒤 '조국수호' 집회에 빗대어 진영 내부에서 받은 비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