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권성동, 설 연휴 막바지 현안 기자간담회
"이재명세력 장악 국가, 벼랑으로 떨어진단 우려"
"여당 3년 제역할 못해"…계엄 등 사과는 없어
"우리법 카르텔" 헌법재판관 줄줄이 제척 요구
"내란특검법 불필요, 崔에 거부권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직후 "입법부는 거대야당의 폭주로 괴물이 됐고 사법부와 수사기관들은 거대야당 눈치만 보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민심 해석을 내놨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제척 공세'에 집중하며 심판 불복 여지도 뒀다. 또 윤 대통령이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돼 '내란 특검법'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본청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설 민심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렵고 혼란한 시국인지라 모두가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셨다. 무엇보다 바닥 경기가 너무 안 좋아 서민들이 먹고 살기가 힘들다, 국회가 정치싸움을 하더라도 민생경제는 살려야 한다는 말씀을 이구동성으로 하셨다. 또 나라가 망가진 것 같단 걱정의 말씀을 많이 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다수당의 입법 횡포로 국정을 마비시켜온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 국가와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끝없는 정치 보복과 극심한 국론 분열로 나라가 벼랑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 말씀도 있었다"며 "탄핵폭주, 특검겁박, 방송장악, 카톡검열, 여론조사 통제 등 입법독재를 서슴지 않는 민주당 이재명 세력에 단호히 맞서 싸우면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에 대한 민심의 평가로는 "국민의힘이 3년 간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단 질책의 말씀도 많이 주셨다"고만 했다. 비상계엄 사태부터 윤 대통령 구속 재판으로 이어진 상황과 대통령·여당 측 대응,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습격사건, 설 연휴 초입 서울역 귀성인사 당시 논란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국정안정' 구호와 대야(對野)공세에만 주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특히 헌법재판소를 겨냥 "헌재는 오는 2월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가 거부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를 예고했다. (임명을 요구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청구한 지 단 한달 만에 초고속 심리"라며 "174일 걸린 직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이나 다른 헌법재판과 비교해 매우 편파적"이라고 비난했다.
또 "심판절차도 불공정하다"며 "지난 24일 최상목 대행 측이 여야 원내대표들의 증인 진술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헌법재판소는 단 3시간 만에 기각했다. 반면,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심판에선 제출기한 연장과 수정을 거듭 허용하고 있다"며 "최 대행의 행위가 위헌인지 판단하려면 먼저 한덕수 (전)권한대행 탄핵의 정당성, 탄핵 정족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가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정족수 헌법재판 대신 최 대행의 마 후보자 임명 거부 권한쟁의를 우선 심리한 것을 "대통령 탄핵인용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몰아세우웠다. 그러면서 "모든 불공정재판 배후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 사법카르텔이 있다. 민주당은 우리법 출신 법관들을 사법 요직에 앉히고 이들은 좌편향 판결로 보답한다"고 규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행정사법 입법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민주당식 독재"라며 "오늘날 대한민국 최고권력자는 대통령이 아닌 삼권을 장악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란 지적이 빈말이 아니다"며 "당장 국회 탄핵소추단의 최기상·박범계 의원도 우리법 출신이다. 헌재가 민주당식 독재에 제동을 걸어야하지만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과 정계선·이미선 재판관 모두 우리법 출신"이라고 꼬집었다.
문형배 대행을 두고도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시절부터 호형호제했다"며 "과거 SNS 발언도 문제"라고 이념공세를 이어갔다. 문 대행이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폐쇄하고 블로그 글에 해명을 덧붙인 것엔 "그렇다면 자신의 SNS 계정을 탄핵할 것이 아니라 탄핵 재판 회피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배제로 이어지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미선 재판관에 관해선 "동생이 민변 산하 윤석열 퇴진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정계선 재판관의 경우 "남편이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김이수 변호사(전 헌재소장)와 같은 법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헌법재판마저 패밀리 비즈니스로 전락시키냐"면서 재판관 회피·기피를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탄핵 심리가 불가능한 '재판관 6명 미만' 상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권 원내대표는 '재판관들이 기피하지 않으면 대통령 탄핵심판에 불복할 것인지' 취재진 질문에는 "헌법재판관들의 남편이나 동생이 재판 불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지위에 있는 건 사실이다"며 "그런 재판관들이 탄핵심판을 했을 경우 과연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김이수 변호사가 깨끗하게 국회 소추인단 변호인(대리인)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여야 협상 결렬 후 민주당이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내란특검법에 대해선 "우리 당은 이미 내란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대통령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최 대행에게 요청했고 저는 최 대행이 우리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된 상태에 특검을 발족시켜도 수사할 대상이 없다고 생각해 특검 무용론을 제가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최 대행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전에 (특검법)여야 합의를 요구했는데 여야 합의없이 민주당 일방 강행처리됐기 때문에 최 대행이 요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대통령 구속기소란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기 때문에 이제 와 특검이 필요치 않다"고 했다. 마 후보자를 배제하고 국회가 다른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에 합의하는 방안엔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중도층 정권교체론 결집, 보수층 극우세력화 등을 지적한 데 대해선 "민주당의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국민들께선 거대야당 이재명 세력에 의한 입법독재, 사법부 장악, 행정부 국정마비에 굉장히 개탄하고 있다"면서 "우리 당이 좀 더 이재명에 의한 입법독주를 막아야한다는 주문이 더 많다고 들었다"고 맞받았다.
이외에도 권 원내대표는 최 대행이 헌재의 권한쟁의심판 결과를 불문하고 여야 합의 없이는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국회 보건복지위 차원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제안한 것에 관해선 "작년 9월 정부의 연금개혁안 발표 후 연금개혁 논의가 5개월 동안 중단됐던 건 민주당 몽니 때문"이라며 "당장 국회에 연금개혁특위부터 구성하고 개혁 집중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대표 지시로 복지위 차원의 모수개혁을 하겠다고 하지 않냐"며 "1인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당"이라고 꼬집었다. 또 "사학·군인·기초연금 등에 5개 부처 정도가 관련돼 연금개혁 하기가 쉽지 않다. 모수개혁이 끝나봐야 연금 고갈상태를 5년~7년 지연시키는 효과밖에 없다"며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모수개혁과 아울러 구조개혁을 같이 해야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평행선을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