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국민의힘이 최근 문형배 헌법재판관을 비롯해 헌법재판소의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반국가적 망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건태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 흔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윤석열에 대한 탄핵 인용을 대비해 불복할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문형배 재판관이 오래전 쓴 글이나 15년 전 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대표와 SNS에서 나눈 짧은 안부 글을 문제 삼아 헌법재판소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공격했다"며 "심지어 나경원 의원은 재판관 배우자와 동생들을 거론하며 세 명의 재판관에 대해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억지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식이면 윤석열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문인 헌법재판관 7명도 재판에서 손을 떼야 마땅하다"며 "한마디로 헌재의 결정을 부정하기 위한 '생트집 잡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대신에 여야가 합의하여 새로운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마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합의에 따라 추천됐고 국회에서 표결로 적법하게 선출됐다. 누구도 헌법에 따라 취득한 신분을 박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공당의 주장이라기엔 비루하기 짝이 없다. 극우 유튜버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한심한 주장"이라며 "국민의힘은 어디까지 망가질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되지도 않을 음모론을 유포하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모욕하지 말라"며 "아무리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음모론을 퍼뜨리며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려고 드는 정당이 제정신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당시 헌법재판관 8명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을 했다"며 "재판은 사실과 법리에 의해 하는 것이고, 헌법재판관들은 사실과 법리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노골적인 헌법재판소 흔들기를 중단하고 헌법재판소를 존중하기 바란다. 그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본"이라고 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심판사건 선고기일에 자리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