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30일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3법의 처리에 대한 공감대는 무르익었다고 본다"며 "대승적 차원의 협의만 있으면 2월 임시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법안 처리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에 다음달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반도체법과 첨단에너지 3법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반도체 특별법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연구개발(R&D)직군에 한해 주52시간의 근로시간 상한에 예외를 두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법안 통과를 호소한 것과 달리 민주당은 R&D 업무가 반도체 업종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반대의 뜻을 내비쳤고 논의는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대신 민주당은 현행 근로기준법에 마련돼 있는 특례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가 최근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우클릭에 나서면서 전향적으로 반도체 특별법을 수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다음달 3일 열리는 반도체 특별법 관련 정책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정책 디베이트3'이라는 이름으로 열릴 이번 토론회의 좌장을 맡아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산업적 요구와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조화롭게 충족시킬 방안을 모색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둘러싼 산업계와 노동계 간 대립이 첨예하다는 점을 짚으면서도 실용적 판단을 강조했다. 당시 이 대표는 "지금 사회는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어렵고 회복을 넘어 성장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필요한 입법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노사 양측이 토론하면 일정한 합의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주의에 입각한 정책적 판단을 하겠다는 의미인 만큼 사실상 주 52시간 예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설 민심 간담회에서 "결론이 어떤 방향으로 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예측을 못하겠다"며 "당일 토론에 맡겨 봐야 될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다음 달 반도체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당에서 정한 시한이 있냐는 물음에 "여러 가지 의견들이 쉽게 모아졌다면 디베이트까지 하겠냐"며 "어렵기 때문에 이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토론까지 하는 것이고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건 간에 그것들을 가능한 시점에서 최대한 합의를 모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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