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이제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향방으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시장은 한은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한 후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3차례 연속 이어진 연준의 금리 인하 움직임이 새해 들어 일단 멈추게 됐다
이날 금리 동결은 이미 지난 12월 회의에서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를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됐다. 새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로 3.9%를 제시했다. 기존 작년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p)나 높아진 것이다.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올해 당초 예상한 네 번이 아니라 두 번 정도만 더 내리겠다는 뜻이다. 2026년 말 기준금리 예상 수준도 2.9%에서 3.4%로 뛰었다.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은 150bp(1bp=0.01%p)를 유지하게 됐다.
2022년 7월 미국의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진 이후 2년 반 동안 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제 시장은 한은의 통화정책 향방에 관심갖고 있다.
금통위는 다음 달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계엄 사태로 소비 등 내수가 크게 위축된 상황을 반영, 한 차례 금리를 내리더라도 이후 연속 인하를 결정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과 속도가 줄어들면 '달러 강세·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에 따른 미국과의 격차 확대, 원·달러 환율 급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이날 한은 워싱턴 주재원은 "FOMC 결정문이 노동시장 여건과 인플레이션에 관해 미세 조정되는 데 그쳤다"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정책금리 경로에 대해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