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공개매수 사실을 미리 알고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직원과 관련 법률자문을 담당하며 취득한 종목 정보를 이용해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법무법인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공개매수자와 공개매수 자문회사 소속 직원 등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실현한 행위를 적발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통보 조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공개매수를 계획했던 A사의 한 직원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지인들에게 전달해 해당 정보가 공개되기 전 주식을 매매에 이용,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또 공개매수 등 관련 법률자문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B사의 소속 직원 3명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법무법인의 문서시스템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며 3개 종목에 대한 공개매수 실시 정보를 취득했고, 본인과 차명 계좌를 이용해 해당 주식을 직접 매수하거나 지인에게 전달, 각각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투자자들의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통상 현재 주가보다 높게 산정된다. 시장에서는 해당 정보를 호재로 받아들인다. 최근 공개매수 계획 발표 직전 대상 종목의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정보의 사전 유출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공개매수 사례들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불공정거래 의심 거래를 다수 포착해 조사에 나섰고, 공개매수자 또는 유관업무 수행 자문회사 등의 구성원들이 실제 불공정거래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검찰 고발이나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공개매수예정자나 법률, 회계 등 자문회사, 공개매수사무취급회사 등의 임직원들이 업무 수행 중 취득한 공개매수 정보를 주식거래에 이용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공개매수제도의 공정성과 투자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종목과 관련한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적발된 위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