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보수층 겨냥 극우화 지적
국힘, 李 국가위기 책임론 집중
국힘, 李 국가위기 책임론 집중
엿새 간 설 황금연휴가 마무리되자 여야는 아전인수식 민심 해석을 내놓으며 정쟁을 재개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과 현직 대통령 초유의 내란 혐의로 구속재판까지 받게 된 가운데, 거대야당에선 "정권교체가 민심의 최대 요구"라고 기세를 올렸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국가위기 책임론을 집중했다.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여당의 대통령 탄핵심판 제척·기피 요구가 거듭되자 "위헌정당 심판 청구 대상"이란 반격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설 민심 간담회를 열고 "정권교체가 민심의 최대 요구이자 민주당의 절대 과제"라며 "(여론조사상) 진보와 중도층의 흐름은 이 대표 개인지지가 큰 폭의 1위를 유지하면서 '이재명으로 정권교체'가 큰 흐름"이라고 밝혔다. 여야 지지율 박빙구도에 관해선 "보수층 응답은 평소와 상당히 다른 흐름을 보여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진보·중도층 여론은 일관적이라며 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과 같은 고정적 지지를 기대했다. 보수층을 겨냥해선 "극우 강세흐름"이라며 "폭력·테러·파시즘과 결합될 수 있는 극우화의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와 별도로 연휴 중 민주당을 향해 전국 곳곳에서 가장 많이 쏟아진 주문은 '빨리 끝내고 경제 살리라'는 것이었다"며 중·장기 성장전략 마련 등을 예고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때리기' 네거티브에 대한 병적인 집착의 늪에서 빠져나와 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석열과 선을 긋고, 전광훈 등 극우세력과 확실히 절연하고 제대로 경쟁을 시작하자"고 권하기도 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향한 '이재명 친분설' 등 여당의 헌재 중립성 공세엔 "윤석열 파면을 미리 예감하고 불복의 밑자락을 까는 것인지"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를 열어 "다수당의 입법 횡포로 국정을 마비시켜온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 국가와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끝없는 정치 보복과 극심한 국론 분열로 나라가 벼랑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 말씀도 있었다"면서 "탄핵폭주, 특검겁박, 방송장악, 카톡검열, 여론조사 통제 등 입법독재를 서슴지 않는 이재명 세력"이라고 겨눴다.
당을 향한 민심 평가로는 "국민의힘이 3년 간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단 질책의 말씀도 많이 주셨다"고만 했다. 비상계엄 사태부터 윤 대통령 구속 재판으로 이어진 상황,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습격사건, 설 연휴 초입 서울역 귀성인사 당시 논란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헌재를 향해선 문 대행과 이미선·정계선 재판관 등을 특정해 대통령 탄핵심판 기피를 요구했다.
헌법재판 안건에 대해서도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권한쟁의심판 선고보다 대통령 권한대행 중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정족수 문제를 먼저 매듭지으라고 요구했다. 현재 상태론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몰아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에게 권한쟁의 결과를 불문하고 여야 합의 전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라고도 했다.
그는 "모든 불공정재판 배후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 사법카르텔이 있다"며 문 대행부터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시절부터 호형호제했다"며 과거 SNS 발언도 문제삼았다. 또 이 재판관에 대해 "동생이 민변 산하 윤석열 퇴진특위 부위원장을 맡았다"고, 정 재판관의 경우 "남편이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김이수 전 헌재소장과 같은 법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권 원내대표는 '재판관들이 기피하지 않으면 대통령 탄핵심판에 불복할지' 취재진 질문에는 "그런 재판관들이 탄핵심판을 했을 경우 과연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냐"며 부인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정권교체 민심, 보수층 극우화' 해석엔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우리 당이 좀 더 이재명에 의한 입법독주를 막아야한다는 주문이 더 많다"고 기싸움을 이어갔다.
야권의 반격도 이어졌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내란의힘'이 헌재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2월말로 예상되는 '주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기 위해 미리 밑밥을 까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대범죄자를 제명하고 극우 위헌정당의 유혹에서 빠져나오라"고 힐난했다.'문 대행이 이 대표 모친상을 다녀와 자랑했다'는 가짜뉴스 유포 사례도 꼬집었다.
한편 비상계엄 계기 민주당이 2차 발의,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가결시킨 '내란특검법'을 놓고도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구속기소로 특검이 필요없다며 "최 대행에게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고 최 대행이 우리 당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는 법안"이라며 "내란 동조 세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기호·전혜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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