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유정복 인천시장이 작년 7월 발표한 인천형 주거정책인 '아이 플러스 집 드림(i+집 dream)'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주거비 부담으로 출산율이 낮아지는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0원 주택과 주택담보대출이자 1.0%를 지원하는 인천형 주거정책이다.
'아이 플러스 집 드림'은 집 걱정 없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제도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담보대출을 받는 출산 가정에 기존 은행 대출에 추가 이자도 지원해 주택 마련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
1000원 주택은 인천도시공사(iH)가 보유하거나 매입한 공공주택 500가구와 입주 희망자가 전용 85㎡ 이하 주택을 선택하면 iH가 전세계약을 대신 체결하는, 전세임대 500가구 등 1000가구를 하루 1000원씩 월 3만원의 임대료만 내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세임대는 인천시가 전세보증금을 최대 2억4000만원까지 부담하고, 초과 땐 자부담이다. 인천지역 민간주택 평균 월 임대료가 76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1000원 주택은 약 4% 수준의 비용으로 주거할 수 있다.
좋은 취지의 1000원 주택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인천시의 1000호 공급 물량이 수요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역별 임대료 차이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더욱 공정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방에서도 1000원 주택과 유사한 임대주택 제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화순군이 내놓은 한 달 임대료 1만원인 '만원 임대주택'이다. 민간기업 부영주택이 운영하는 기존 임대 아파트를 화순군이 전세로 빌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원에 재임대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100가구가 작년 9월 입주했다.
전남도 역시 인구 감소지역인 고흥·보성·진도·신안군 등에 '전남형 만원주택' 1000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강원 태백시도 기존 영구임대아파트를 활용해 '만원 임대주택' 공급 대열에 합류했다.
이같은 현금성 지원 확대가 지자체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이뤄질 경우 지방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정부가 저출생 대응을 위해 지난 16년간 280조원에 이르는 거액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2023년 합계 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인 0.72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00원 임대주택 정책은 MZ세대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고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공급 확대 계획 및 대상자 선정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등 꾸준한 추적·관찰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선심성 지원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신혼부부 주거 대책에 그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보육환경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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