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는 짧게는 6일, 길게는 9일까지 쉴 수 있었던 최장 연휴였다. 긴 명절 기간, 전혀 운동하지 않으면서 칼로리가 높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흔적은 불어난 뱃살과 붓기다.
특히 과식을 하면서 음주까지 한 경우에는 얼굴에 붓기가 많이 올라오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으로 피지 분비가 일어날 수 있다. 연휴 기간 살도 찌고 붓기가 올라오면 몸도 마음도 무거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연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정 기간 디톡스를 하면 명절 후유증을 어느정도 날려 버릴 수 있다. 명절 이후 디톡스를 하기 위해서 채소와 과일을 갈아 넣어 만든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있은데, 과일과 채소를 넣은 주스는 섬유질이 적고 당분이 많아 열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런 과일주스를 해독하기 위해 많이 먹는다면 오히려 살이 더 찔 수 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해독 식품으로는 '녹차'가 가장 많이 언급된다. 한 영양사는 "녹차는 아주 강력한 해독 기능이 있고, 항산화 효과로 혈액 내 찌꺼기를 제거해 준다"고 설명했다.
녹차의 해독력의 핵심은 탄닌에서 나오는 물질 때문인데, 녹차 속 탄닌은 우리 몸속에 돌아다니는 단백질, 알칼로이드와 같은 유기 화합물을 침전시켜 몸 밖으로 배출해 버린다.
몸속에 떠돌아다니는 유기화합물은 세균, 바이러스, 독소, 진균 등인데, 이런 녹차 성분이 이런 몸 속의 독소를 없애버리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독소를 잡아 무력화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녹차는 약을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식품으로도 꼽힌다.
녹차의 주성분인 탄닌이 강력한 해독제 작용으로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비타민이나 매일 먹는 만성 질환 약까지 효능을 무력화시킨다. 이에 따라 약을 먹었다면 복용 2시간 이후에 녹차를 먹어야 한다. 또한 녹차에는 카테킨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있어 항산화 작용을 돕는다. 음식을 먹고 난 후 녹차를 마시면 체지방으로 가는 작용을 막으면서 노화나, 암, 생활습관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에 따라 녹차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식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녹차가 슈퍼푸드로 꼽힌 이유는 해독 작용과 체지방 연소, 안티에이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차처럼 폴리페놀이 많은 식품은 물에 잘 녹고 체내에 흡수가 잘 되는 특성이 있다. 한 영양사는 "폴리페놀 성분은 섭취 후 약 30분이면 항산화 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좋다"고 말했다. 녹차는 티백을 70도씨의 끓인 물에서 2~3분만 우린 후 마시는 게 좋다. 70도씨가 넘어가면 항산화 성분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펄펄 끓은 물에 타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녹차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찬물을 컵의 4분의 1정도 붓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70도를 안 넘어가게 먹을 수 있다. 더 효과가 좋은 디톡스를 하고 싶다면 녹차물에 레몬이나 생강을 넣어도 좋다.
레몬은 녹차에 없는 비타민C를 더해주고 생강은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와줄 수 있다. 녹차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식물에 존재하는 색소나 쓴맛, 떫은맛의 기초가 되는 성분으로 체내에 거의 저장되지 않는다. 한번 마신 후 2~3시간 가량밖에 효능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자주 섭취하면서 디톡스를 하는 것이 좋다.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홍차, 와인, 콩, 초콜릿 등에도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에 폴리페놀이 있고 콩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있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연휴 기간 평소 안 먹던 음식을 많이 먹을 경우 더부룩한 느낌이 오래 지속될 수있다"면서 "연휴 마지막 2일부터는 저녁 식사를 조금 줄이고 운동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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