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이 앞다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내란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최 대행이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했다"며 "내란 특검법을 거부함으로써 자신도 내란 가담 또는 동조 세력이라고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헌법 질서와 국익의 수호, 당면한 위기 대응의 절박함과 국민들의 바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특검 법안에 대해 재의 요청을 드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대행은 재의요구 행사의 이유로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 이미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재판에 처해진 점 등을 들었다.
노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같은 최 대행의 발언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은 자체 특검법을 내겠다며 시간만 질질 끄는 여당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특검의 힘을 빼려는 의도가 다분한 여당 자체 특검법마저 인내하고 수용하며 사실상 그대로 반영했다"며 "그럼에도 여당은 협상 테이블을 걷어차고 나갔다. 무엇보다 여야 합의는 법안 거부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내란사태의 종식은 윤석열 개인에 대한 단죄만으론 완성되지 않는다. 내란의 전모와 동조세력까지 낱낱이 밝혀내야지만 이 모든 혼란을 수습할 수 있다"며 "윤석열에 대한 직권남용 등의 추가 수사와 기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특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 대행은 차라리 솔직해지라, 특검의 칼날이 자신까지 겨누게 될까 두려운 것 아니냐"며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에게 받은 지시 문건을 읽지 않았다는 자신의 발언이 검증될까 겁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대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며 "이제 국화의 시간이다. 민주당은 이미 경고한대로 최 대행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단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대행은 내란수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부터 체포 협조 지시는커녕, 경호처의 불법 저항을 방관하며 오히려 불법저항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며 "시종일관 정치적 협상을 운운하며 국회의 정당한 결정 사항을 다시 여야 합의로 돌려보내는 반헌법적 월권을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대행은 국정안정을 핑계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자신의 거울인 윤석열 '내란수괴 대행'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혁신당은 최 대행을 확실한 내란사태의 가담자이자 내부자로 규정한다.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이대로 둘 수 없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최 대행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며 불응 시 본격적으로 탄핵을 추진할 것을 밝힌다"며 "민주당에게도 조속한 최 대행 탄핵 동참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