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창업자, 만 40세 량원펑(梁文鋒)의 평범한 이력과 행보가 도리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딥시크 서비스 공개 이후로도 눈의 띄지 않고 평소와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31일 중국 현지 매체들은 춘제(春節·중국 설)를 맞아 량원펑이 고향을 방문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교사·동창생 인터뷰 등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이날 중국 광둥성의 지방 매체인 난팡두스바오와 잔장파부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에 대부분의 중국인처럼 량원펑 또한 고향인 광둥성 잔장시 우촨을 찾았다. 곳곳에는 '당신의 귀향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고향은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량원펑의 성공은 농촌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 등 현수막이 걸렸다.
량원평은 음력 설인 지난 29일 전후로 고향에 머물렀고,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축구를 동창생들과 한 것 외에는 행보가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는 "춘제에 고향에 가더라도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40세인 그는 미국 등 서방국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985년 광둥성 잔장시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유학파가 아닌 중국에서 교육받은 인재다. 초등학교 교사 부모를 둔 량원펑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어린 시절부터 학업, 특히 수학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잔장시 명문인 우촨(吳川) 제1중학교에 합격했다,
그의 중학교 담임교사는 "량원펑은 이미 중학교 때 고교 수학을 끝내고 대학 수준의 수학을 공부했다. 수학적 사고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전했다. 또 "얌전해도 책벌레는 아니었고, 공부에 있어 자기만의 방법론 같은 것이 있었다"면서 "공부와 휴식의 균형을 매우 중요시하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모든 과목을 잘 배우는 듯했다"고도 말했다.
2002년 만 17세 나이에 량원펑은 '가오카오(高考·중국 수능)' 교내 수석 성적으로 중국의 5대 명문대로 알려진 저장대 전자정보공학과에 입학했다. 저장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10년 석사 논문의 주제는 중국 AI 분야의 이슈가 될 'AI 감시 카메라의 지능형 추적 알고리즘 개선'에 관한 것이었다.
2013년 저장대 동문 쉬진과 함께 항저우에서 퀀트 투자펀드를 창업했고, 2년 뒤엔 '환팡량화'라는 AI 기반 투자회사를 세워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의 투자회사는 'AI 투자'라는 신기술을 토대로 국가 첨단 기술기업으로 분류돼, 당시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과 연구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2019년 투자회사 산하에 AI 연구 기업 '환팡 AI'를 설립했다. 10억위안(약 2000억원)을 투자해 엔비디아 AI 반도체인 A100을 1만개 사들여 AI 투자 모델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투자회사의 운용자산 규모가 1000억위안(약 20조원)이 넘는 등 입지를 다졌지만, 2023년 중국 지도부가 투기성 금융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전공을 살려 '생성형 AI 모델'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량원펑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설비투자와 인재 영입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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