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 왕복이 가능한 배터리 전극이 개발됐다. 이 배터리 전극을 전기차에 적용하면 600㎞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고, 화학용매를 쓰지 않아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정경민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건식제조 공정을 통해 기존보다 5배 두꺼운 배터리 전극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용량과 직결되는 전극을 최대한 두껍게 만들고 용량과 관련 없는 구성요소는 줄이는 설계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분말 형태의 전극 원료를 용매에 풀어 만드는 습식 전극 제조 공정은 용매가 증발되는 과정에서 뭉침이 생겨 전극을 두껍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배터리 용량은 늘리고, 충전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건식 전극 제조 공정을 적용해 기존보다 5배 두꺼운 전극을 개발했다. 이 전극에는 전도성이 뛰어난 다공성 구형 도전재(전극에서 전자 이동을 촉진하는 물질)가 들어가 배터리 충전속도를 높일 수 있다.
개발된 전극을 배터리에 적용하면 전기차 주행거리를 기존 대비 14% 늘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극이 두꺼워지면 리튬이온의 이동거리가 늘어나 충전속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다공성 구형 도전재를 보완한 것이다.
제1저자인 오혜성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건식 공정을 통해 고에너지 밀도와 높은 성능의 두꺼운 전극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며 "코인셀 수준의 실험실 단계를 넘어 대규모 생산공정에 적용 가능한 1Ah급 파우치 셀에도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지난달 21일)' 뒷면 표지논문으로 선정,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울산과학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건식 전극을 개발했다. UNIST제공
